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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사법부②] 양승태, 상고법원 도입 위해 법원행정처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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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상고법원 추진과정에서 '재판거래', '판사사찰'

[서울=뉴스핌] 이정용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상고법원 추진이 ‘재판거래’와 ‘판사 사찰’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으로 분석된다.

[경기=뉴스핌] 이형석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법원행정처 ‘재판거래’ 파문에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06.01 leehs@newspim.com

8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대법원의 상고심(3심) 재판은 3만7000여건이다. 산술적으로 대법관 1명이 3000여건의 상고심을 처리해야하는 실정이다. 양 전 원장이 재임시절 상고법원 추진을 기획했다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상고법원은 대법원이 맡는 상고심 사건 가운데 비교적 간단한 사건을 처리하는 하위법원을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비중이 큰 중대 사건은 대법원이 맡고 그 기준 역시 대법원이 결정하는 구조다.

양 전 원장은 지난 2015년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금년 상고사건 접수건수가 무려 4만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법원은 국민의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아울러 법령해석의 통일을 기하는 양쪽 기능의 어느 쪽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고 있다”며 상고법원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17.05.23. yooksa@newspim.com

그는 같은해 8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상고법원 도입에 대해 면담했다. 결과적으로 청와대는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했다.

당시 청와대를 장악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검찰 출신이 법원의 힘이 강해지는 것을 경계해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상고법원 도입이 어려워지자, 양 전 원장의 법원행정처는 청와대를 상대로 재판거래를 시도했다. 정부에 입맛에 맞는 전교조 법외노조, 원세훈 댓글 수사 판결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사법부 내부에서는 상고법원 도입보다는 법관 수를 대폭 증원하는 방향으로 재판제도 개선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차성안 판사는 2015년 8월 11일 법원내부통신망 ‘코트넷’에 상고법원 반대 취지의 글을 올렸다. 양 전 대법원장이 같은달 6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상고법원 도입을 요청한 직후였다.

상고법원 도입의 전제로 심리불속행 제도를 폐지하게 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고심 비중이 고착되거나 악화되고 이는 사실심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을 높여 사실심 심리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차 판사 글에 판사들의 관심이 쏟아지자 사법부는 대응 마련에 착수했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이를 지시했고, 그는 차 판사가 동료 판사들과 주고받은 메일 등이 담긴 ‘차성안 판사 게시글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 문건을 작성해 보고 했다.

해당 문건은 차 판사의 글을 시작으로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판사들의 글이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언론보도가 되면 상고법원 입법 전략에 큰 피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양 전 원장의 잘못은 무리한 상고법원 도입 추진을 위해 법원행정처를 통해 정상적이지 못한 업무를 하도록 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25일 조사단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3차 조사 결과 발표에서 제목만 공개한 ‘법원행정처 조사대상 문건’에도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410개 문건 중 69개가 상고법원 추진과 관련된 내용이다. 조사단은 이번 의혹의 핵심으로 무리한 상고법원 도입을 주된 이유로 진단하고 있다.

양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상고법원은 대법원의 제 역할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0479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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