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김정은에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 제시 촉구
대화 매끄럽지 않을 경우 트럼프 회의 석상서 퇴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회담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논의 석상에서 퇴장할 것이라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선정된 센토사 섬의 실로소 비치(Siloso Beach)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이번 회담에서 만족스러운 결실을 맺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팜 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리조트 마라라고(Mar-a-Lago)로 김 위원장을 초대, 추가 회동을 갖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석학들 사이에 이번 회담이 비핵화를 빼놓은 채 평화 협정을 선언하는 것으로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6일(현지시각) 켈리안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회담에서 핵 프로그램 포기를 위한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오전 9시 싱가포르의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다는 것 이외에 어떤 추가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콘웨이 고문은 “싱가포르에서 한 차례 이상의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만남에서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회담이 13일까지 이틀로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 백악관 안팎의 예상이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핵화 압박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언에 마지막 총력을 다하는 움직임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주말 한 컨퍼런스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불가역한 비핵화 방안을 제시해야만 경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참모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기 전에 어떤 당근도 제시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콘웨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있고, 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몇 주 사이 폼페이오 장관만 매주 8~9시간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는 두 명의 전직 상원의원 샘 눈과 리처드 루가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과거 소비에트 연합의 몰락 이후 핵무기 폐기를 위한 법안 마련에 참여하는 과정에 얻게 된 통찰과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 리비아식 비핵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미 중앙정보국(CIA)의 북한 통으로 알려진 앤드류 김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이 이번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밖에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한반도 보좌관과 조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