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최근 말레이시아 지도자가 된 마하티르 빈 모하맛 총리(92)가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고속철도(HSR)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CNN머니가 29일 보도했다.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하맛 총리는 지난 28일 늦은 오후 기자들에 HSR 프로젝트가 말레이시아에 "막대한 비용이 들게 할 것"이라며 프로젝트에서 발을 뺀다고 밝혔다. 이어 말레이시아에 이익이 되거나 통근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줄지 의문이라며 싱가포르에 이를 통지할 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HSR 프로젝트 총 비용이 약 170억달러(18조3736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면서 모하맛은 철도 프로젝트에 대한 그의 결정은 "최종적"이지만 싱가포르과 합의로 인해 실질적인 프로젝트 철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거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그러나 말레이시아로부터 HSR 프로젝트와 관련한 그 어떤 통지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모하맛의 발언은 그의 선거 공약과 일치한다. 당시 그는 이미 높은 나라 부채를 더 늘릴 위험이 있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축소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내의 다른 대규모 프로젝트도 중단 위기에 놓였다고 CNN 머니는 진단했다.
중국은 거대 경제구상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의 일환으로 140억달러(15조1312억원) 규모의 철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모하맛 총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재협상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모하맛의 전임자였던 나집 라작 전 총리는 올해 초 말레이시아가 세계 최대의 경제 협력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중국의 일대일로를 적극 밀어부쳤다. 그는 말레이시아가 일대일로를 적극 활용해 이득을 꼭 챙겨야 한다며 일대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적 협력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일대일로가 작은 나라들에게는 오히려 부채를 축적시키고 중국이 전략적인 결정에 영향을 미쳐 결국엔 중국이 중요한 기반 시설을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려와 달리 일각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쉽게 프로젝트를 철회하지 못할 거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 리서치업체 게이브칼(Gavekal)의 분석가인 우디트 시칸드는 총선 직후 클라이언트에 보내는 노트에서 "계약에 약간의 외관적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젝트는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신야권연합 희망연대(PH)는 지난 9일 총선에서 서프라이즈로 최다 의석을 차지하면서 모하마드는 나집 라작을 제치고 총리직에 앉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영국으로부터 독립 후 약 60년 간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이 집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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