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끈 큰 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감'과 '결단력'이라고 하지만 이는 북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상황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한 전문가가 지적했다.
앨버트 R. 헌트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자신을 직감이 뛰어난 훌륭한 협상가라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천재성'으로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유도해 노벨 평화상을 받을 것이라고 자랑하고 다니지만 북한은 아직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상기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카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게 해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을 비롯한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 놀랄 정도로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정보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헌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그의 측근들이 김 위원장을 두렵게 하고 그가 협상을 고려하게 만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터프함'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반면에 김 위원장에게 있어 핵 협상은 수년 간에 걸친 장기적인 계획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한 것은 한국 정부라는 점을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제재 강화와 선제공격 위협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긴 했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헌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고 신경도 쓰지 않으며 지루해한다고 주장했다. 브리핑 책도 읽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그는 "몇달 전 뉴요커 보도에서 전 국가안보보좌관 허버트 맥매스터의 보좌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깊이가 없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또 헌트는 "그 훌륭한 딜 메이커는 아직 대통령으로서 괜찮은 거래를 하지도 않았다"며 "그는 헬스케어과 이민 또는 인프라에 대해서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았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상황 판단이 빠른 정보원처럼 보이고, 중국의 한반도와 그 지역에서 영향력은 커졌다"며 반면에 "미국의 동맹국들은 한국이 배운 것처럼 미국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취소 발표 당시 한국 측에 사전 통보하는 '예의'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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