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진 교수 "北, 미래 핵 없앴다는 측면 주목해야"
홍민 실장 "북미회담 전 자발적이고 선제적 핵폐기"
조진구 교수 "새로 만든 3·4번 갱도까지 폭파 눈길"
임재천 교수 "좋은 신호…전문가 없는 핵폐기 아쉬워"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디딘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쯤 북쪽 갱도인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후 4시 17분쯤까지 갱도와 구역 내 건물을 순차적으로 폭파했다.
오후 2시 17분쯤에는 서쪽 갱도인 4번 갱도와 단야장을 폭파하고, 오후 2시 45분쯤에는 생활동 본부 등 5개 건물을 폭파했다. 이어 오후 4시 2분쯤에는 남쪽 갱도인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하고, 오후 4시 17분쯤에는 군용으로 사용됐던 막사 2개 동을 폭파했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두고 전문가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 걸음을 뗐다는 평가를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관련된 곳”이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미래 핵’을 없앴다는 측면에서 완전한 비핵화의 첫 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38 노스 홈페이지 캡처] |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전에 자발적이고 선제적 핵 폐기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다시 한 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측면에서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부에서 말하는 그저 ‘쇼’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시간끌기나 기만을 위한 '눈속임용' 쇼가 아닌 비핵화 의지가 담긴 진정성 있는 쇼라고 본다”고 높이 평가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는 “일각에서는 어짜피 쓸모없는 시설을 폐기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은 적도 있었다”며 “이번 풍계리 핵시설 폐기는 최근 새롭게 만든 3번과 4번 갱도를 폭파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핵실험장 폐기는 환영할만 하지만 핵시설 전문가가 참가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핵실험장을 폐기한 것은 좋은 신호”라면서도 “단지 외부 전문가 검증도 같이 이뤄졌으면 북미 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자기 방식대로 폐기한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