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국채 수익률 상승 따른 충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우량 회사채가 연초 이후 손실을 냈다.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강한 상승을 보인 결과로,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은 약 20년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추가로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채 수익률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팔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는 3.8%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이머징마켓의 달러화 표시 채권이 나타낸 손실 폭과 흡사하다.
지난해 말 2.41%를 기록했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며 최근 3.10%까지 오른 데 따른 결과다.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우량 회사채 가격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 기업의 1분기 실적이 호조를 이뤘고, 경제 성장률 전망 역시 탄탄하지만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리스크에 적극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AXA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베니젤로스 신용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듀레이션 리스크가 채권시장의 가장 커다란 복병”이라고 설명했다.
듀레이션 리스크는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동할 때 발생하는 채권 손실 위험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장기물 채권일수록 높다.
우량 회사채는 통상 무위험 자산으로 통하는 국채 수익률과 거의 같은 수준의 수익률에 발행되는 데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길어 올들어 금리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량 회사채의 손실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데다 신규 발행 물량이 연초 예상했던 것보다 커 채권시장에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매크로 전략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시장금리가 회사채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며 “신규 발행 물량이 대폭 줄어들지 않으면 기존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연초 이후 미국 하이일드 본드의 손실은 0.3%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소위 정크본드가 금리 상승에 강한 저항력을 보였지만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월가의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