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국제 원유시장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대한 펀드매니저들의 베팅이 줄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기 직전 헤지펀드들은 브렌트유에 대한 매수포지션(순롱포지션)을 5주 연속 줄였다. 이는 2016년 11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우선 오는 6월 22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감산 정책을 검토한다. 올해 들어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18% 오르고 당초 감산의 목표였던 글로벌 재고 감축도 어느 정도 달성한 만큼, 산유국들이 정책 수정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바클레이스부터 모간스탠리까지 주요 은행들은 이번 주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으며, 패트릭 푸얀네 토탈 최고경영자(CEO)는 유가가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이번 달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바리아 에너지장관을 만나 석유시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데, 노박 장관은 “장기적 관점으로 유가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칠지 살펴야 한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ICE선물유럽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한 주 간 헤지펀드들은 브렌트유에 대한 매수포지션을 54만8555건으로 3.7% 줄였다.
또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같은 기간 WTI에 대한 매수포지션은 38만5283건으로 6.2% 감소했다. 이는 6주래 최대폭 감소한 것이다.
US뱅크자산운용의 롭 하워스 매니저는 “OPEC이 곧 정책을 바꿀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는 정유업체들의 원유 수요가 이미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계절적 거래를 한다면, 매수포지션을 정리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기술적 분석으로 보아도 유가의 랠리는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브렌트유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가 70을 넘어섰는데, 이는 과매수 상태를 뜻하기 때문이다.
월터 지머만 ICAP-TA 수석 기술적애널리스트는 “유가가 후퇴할 때가 됐다. 하지만 모두가 집단심리에 휘둘려 유가가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과 브렌트유 매수포지션 비교 추이 [자료=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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