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일 전격적인 회동과 무관하지 않아..앞으로 지켜볼 것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경고와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난한 사실이 중국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워싱턴에서 양국의 고위 경제 관료들이 무역 협상을 가진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놓고 시 주석에게 화살을 돌린 것.
지난 8일 다롄의 휴양지 방추이다오(棒槌島) 해안가를 함께 산책하며 끈끈한 관계를 과시한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사 뉴스핌] |
1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CS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중국 방문이 정상회담 취소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며 “지난 7~8일 그가 시 주석과 전격적인 두 번째 회동을 가진 이후 갑자기 회담 취소를 언급하며 부정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의 돌발적인 경고에 평정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왕이 부장은 전날 프랑스 파리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모든 국가, 특히 미국은 전세계 평화를 위한 기회를 소중히 해야 하며, 걸림돌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최근의 한반도 긴장 완화는 어렵사리 얻어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대중 무역 쟁점이 깊이 얽힌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영향력을 업고 핵 폐기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얻어 내려는 김 위원장의 속내와 북한이라는 카드를 앞세워 무역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내려는 중국의 의도를 트럼프 대통령이 확인한 셈이라는 얘기다.
한편 북한은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를 빌미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 비핵화를 압박할 경우 내달 12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북한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고,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핵을 포기할 경우 정권 안정과 경제적 풍요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북측이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며 당근과 채찍을 제시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 핵 무기와 고농축 우라늄을 6개월 이내에 반출할 것을 요구, 북측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