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기 위해 기존 문법 과감히 깰 수 있는 사람" 평가
"관광 반대한 김정일, 집권 첫날부터 관광 강조한 김정은"
북한 보유한 낡은 소련 비행기, 김정은이 관광상품화"
"北 주민들로부터 지지 못 받아…공포정치 갈 수 밖에"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탈북자 가운데 북한 내부 권력 상층부에 가장 근접했다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판단력과 집중력이 좋고 쇼맨십도 잘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태영호 증언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일은 북한의 모든 무력을 동시에 발전시켰지만, 김정은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핵 보유국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모든 자원을 핵무력에 '올인'했다"며 "그 결과, 5년 내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거대한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 관광 반대한 김정일 vs 집권 첫날부터 관광 강조한 김정은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상당히 현실적인 정책을 편다"며 "은밀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가고 있다. 핵실험장 폐기, 미국과의 정상회담 등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데 능한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기존의 문법을 과감히 깰 수 있는 사람이라고도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일은 관광을 반대했지만, 김정은은 집권 첫날부터 관광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스위스가 관광자원을 개발해 엄청난 돈벌이가 되는데, 사실 스위스는 눈과 돌만 있는 절벽을 개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과거 상상할 수 없었던 '마지막 스탈린식 국가' 홍보로 돈 벌어"
그는 "북한은 과거 관광에서 체제 선전 위주로 했지만, 김정은은 '그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없다. 체제도 선전하면서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라'고 했다"며 "북한이 낡은 소련과 러시아 시대의 비행기와 헬기 밖에 없는데, 김정은이 '낡은 비행기를 가지고 왜 돈을 못 버나. 이것을 가지고 에어쇼도 하면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베이징에 고려투어가 있는데 홍보를 '북한은 세계에서 남은 마지막 스탈린식 국가로 지금 빨리 안 가면 영원히 볼 수 없을 도 모른다'고 한다"며 "과거의 문법으로 보면 큰 일이 날 일이지만 야단치지 않는다. 그것도 매력적인 관광 수단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계속 처형과 공포 정치를 하고 고모부와 이복형을 처형하면서 나가겠느냐"면서 "공포정치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