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내대표, 주변 만류에도 일주일째 단식투쟁
"與 '드루킹 특검' 수용 때까지 목숨 걸겠다" 강행
"심장 빨라지는 등 증세 악화~"…구급차 비상대기
[서울=뉴스핌] 조현정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일주일째 노숙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9일 특검 도입 없이는 국회 정상화도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 원내대표 체면만 구긴 성급한 '단식 종료' 발언
'단식 농성'은 곡기를 끊고 목숨을 걸겠다는 의지가 담긴 투쟁 방식이다. 여론의 호응과 공감대가 높지 않으면 단식 투쟁의 의지를 관철하지 못한 채 오히려 지탄만 받게 된다.
특히 김 원내대표의 전날 "특검 수용 안하면 단식을 중단하겠다"라는 발언에 대해 '말 바꾸기', '실속 없다'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결국 "제 1야당 원내대표의 체면만 구긴, 얻은 게 없는 단식이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단식 투쟁을 벌인 김 원내대표에게는 많은 '사건'들이 벌어졌다. 단식 투쟁에 돌입한 첫날인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무기한 노숙 단식 투쟁 장소에 카메라(CCTV)를 설치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9일 국회 본청 앞에서 드루킹 특검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7일째 이어가고 있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 최상수 기자> |
4일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피자가 단식 농성장인 국회 본청 앞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사흘째인 5일에는 김 원내대표가 3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은 '정치 테러'로 규정, '배후 조작설'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 '단식 투쟁 수난사'는 계속 이어졌다.
6일째인 지난 8일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까지 민주당에서 '드루킹 특검'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단식 중단을 예고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전날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8일 오후 2시까지 민주당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당의 천막 농성 투쟁도, 노숙 단식 투쟁도 접고 이대로 5월 국회 종료를 선언하겠다"고 여당에 최후 통첩했다.
그러나 끝내 '드루킹 특검' 추진 시기와 수사 범위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협상은 불발됐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다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본인이 마지노선으로 잡은 전날 오후 2시가 넘은 지금까지 단식 농성 중단과 관련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는 드루킹 특검 관철을 위해 단식 농성을 계속 하는게 여당을 더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 "건강 이상"…주변 만류에도 "농성장 지킬 것"
주변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홍준표 대표 등 당직자들과 동료 의원들은 수시로 김 원내대표가 있는 천막을 찾아 단식 중단과 입원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농성장을 지키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국회 소속 의료진은 이날 김 원내대표가 농성 중인 천막을 찾아 진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외양적인 모습이 중요한데, 현 상태는 어제보다 무력감도 심해지고 얼굴이 안좋다"며 "심실성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그는 고혈압이 있어 약을 복용하며 관리를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단식으로 심한 구토와 두통에 시달리면서 현재는 10분 이상 자리에 앉지 못하고 물을 마시는데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기력이 현저히 떨어져 천막 안에서도 계속 누워 있는 상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9일 국회 본청 앞에서 드루킹 특검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7일째 이어가고 있다. <사진= 김선엽 기자> |
◆ 의료진이 진단한 '심실성 부정맥'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