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3일 美요청에 비공개 방미…북미정상회담 '막판 조율'
한·미 고위급의 줄잇는 비공개 방북·방미..알고보면 비공개 아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지난 3일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방미했다. 정 실장이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기를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 북미회담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하자는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요청으로 어제 미국을 방문했다”며 “비공개 방문을 미국 측이 요청, 부득이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의 방미 사실을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정 실장은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막판 조율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 정의용 실장의 비공개 방미...'판문점 북미정상회담' 개최 놓고 막판 조율
정 실장의 방미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지는 다자회담 일정표의 '마침표'를 찍는 의미가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북미정상회담 이전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 한미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남북미 3자회담, 남북미중 4자회담 등의 '타임스케줄'이 연쇄적으로 조정된다.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와 서훈 국정원장 등 대북특사단이 지난 3월 6일 1박 2일 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서해직항로를 통해 서울공항에 도착,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 한미 고위급 인사들의 잇따른 비공개 방북·방미..."알고보면 비공개 아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 이달 30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북한과의 회동이 3~4주 내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30~ 31일에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방문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 미 언론들은 30일 개최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 개최 장소로 판문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 실장의 방미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작업이 될 것"이라는게 외교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한미 고위급 인사들의 잇따른 비공개 일정이 언론에 공개된 것 자체가 “비공개가 아니라는 방증”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일종의 ‘물 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공개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의심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대북 전문가는 “정 실장의 비공개 방미는 이번이 세 번째”라면서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비공개 방북 등을 감안하면 비공개가 실제 비공개가 아닌 게 됐다. 외교적 관례로 보면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공개 일정이 공개되는 것은 국제사회에 북한이 예전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의 노력을 선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 실장은 4.27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12일과 24일 두 번에 걸쳐 워싱턴에서 볼턴 보좌관과 면담한 바 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