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적립금 1위 홍익대 학생들, 거리 나서 "적립금 사용하라" 요구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학교의 ‘묻지마 적립’에 학생들이 뿔났다. 3일 오후 6시 홍익대 학생들은 교내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길거리로 나와 “적립금을 사용하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날 행진에 앞장서 마이크를 든 신민준 총학생회장은 “적립금 문제의 본질은 학교가 학생들을 무시한다는 것”이라며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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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홍익대 학생들이 "대학 적립금을 사용하라"고 요구하며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 2018.05.03. zunii@newspim.com <사진=김준희 기자> |
홍익대 대학 적립금은 7429억원으로 전체 사립대학 중 1위다. 매년 200억 정도의 금액이 적립되는 데 반해 사용되는 금액은 10억원대에 그쳤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홍익대의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830만원으로 전국 사립대 중 최상위권“이라며 ”반면 교육환경에 대한 투자는 열악해 홍익대 학생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규탄했다.
이어 “홍익대는 적립금은 1위이나 각종 교육여건은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정상적으로 교육환경에 투자돼야 할 돈이 적립금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가 공개한 교육여건 관련 설문지에도 학생들은 “노후한 시설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어디가 됐든 나와 다른 학과에 투자해도 되니 제발 돈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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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홍익대 학생들이 학생총회에 참여해 대학 측의 '묻지마 적립금'에 규탄하고 있다. 2018.05.03. zunii@newspim.com <사진=김준희 기자> |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홍익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2017년 기준)는 1143만원으로, 재단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 중 동덕여대(1043만원)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10개 대학 평균(1687만원)에 비해서는 544만원이 적으며, 교육비가 가장 많은 연세대(2872만원)의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록금 중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환원을 나타내는 지표인 ‘교육비 환원율’도 전국 평균 189%에 못 미치는 131.7%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대학 29개 대학 중 29위로 꼴찌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3월 ‘적립금 운영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해 전체 투표율 46.2% 중 91.58%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지만 대학 측은 “학생요구안에 공식답변을 줄 수 없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날 공동행진에는 300명 넘는 학생들이 참여해 다시 한 번 학교에 "교육 환경 개선에 적립금을 사용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