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관련 北 설명 들을 듯
'차이나 패싱' 우려 불식 목적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일 방북한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이른바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2일부터 3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방북한다.
중국이 우리의 외교부 장관에 해당하는 외교부장을 북한에 파견하는 것은 2007년 당시 양제츠(杨洁篪) 외교부장 이후 처음이다. 때문에 이번 왕이 부장의 방북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시기적으로도 의미심장하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진 것이어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은 김 위원장 방중 관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3월 28일 보도 일부.<사진=조선중앙통신> |
◆ 왕이 中 외교부장 '남북미중 4자회담 기획설' 검토...北과 심도 깊은 논의할 듯
왕이 부장은 이번 방북에서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북측의 설명을 들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추진’을 두고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갑자기 북·중 간 획기적인 내용이 오고간다기보다는 지난 3월 북중정상회담 내용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면서 “종전선언에서 평화협정까지 가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북측에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최근 북한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전에 중국에게 양해를 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평화협정 체결로 넘어갈 때, 중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두고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 대북 전문가 "북한의 공격적인 외교전? 사전에 中 양해 구했기 때문에 가능"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관련된 북한의 의중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위원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것은 중국과 미국, 한국은 같은 입장”이라면서 “북한의 의중을 재차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왕이 부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방북 일정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북중정상회담 개최일은 북미정상회담 이후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중화권 매체는 한국전쟁 정전 65주년인 오는 7월 26일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중국을 방문, 1호열차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이번주 한·중 정상간 통화 이뤄질 듯..인도와 정상회담 중인 시 주석, 일정 조율 중
한편 왕이 부장의 방북은 시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가 이뤄지기 전에 진행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시작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했다. 다만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중 중국과의 전화통화는 아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중으로 (한중 정상간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 주석이 (중국-인도 정상회담차) 아직 지방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