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년만에 상징적 저항선인 3.0%를 뚫고 오른 데 따라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 초반 100포인트 이상 상승했던 다우존스 지수가 후반 한 때 600포인트 폭락하며 이달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24.56포인트(1.74%) 급락한 2만4024.1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35.73포인트(1.34%) 내린 2634.5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21.25포인트(1.70%) 밀린 7007.35에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004%까지 오르며 201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3.0% 선을 뚫고 올랐다.
이후 수익률은 상승폭을 축소하며 2.98% 선에서 등락했지만 뉴욕증시의 투자자들은 커다란 경계감을 나타냈다.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팔자’가 쏟아진 것.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재무건전성에 흠집을 내는 한편 주식에서 채권으로 투자 자금의 이동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1분기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파장을 상쇄하지 못한 셈이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10년물의 3% 돌파는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재료”라며 “무엇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빨라질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 후반 VIX는 12% 가까이 치솟으며 불안한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VIX는 18을 뚫고 오르며 장기 평균치인 20 선에 바짝 근접했다.
B. 라일리 FBR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컨퍼런스 콜에서 향후 전망과 관련, 비용 상승에 대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며 “금리와 상품 가격 상승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고, 이는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 역시 향후 증시 방향에 대한 전망을 흐리게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구글과 쓰리엠, 캐터필러까지 주요 기업들이 실적 발표에 일시적으로 상승한 뒤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이 상당히 공격적”이라고 강조했다.
IT 섹터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이 5% 급락했고, 애플 역시 2% 가량 내렸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4%와 2% 선에서 하락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쓰리엠이 연간 이익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으로 인해 7% 가량 폭락했고, 캐터필러와 코카콜라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각각 6%와 2% 선에서 떨어졌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28.7로 뛰었고, 신규 주택 판매가 3월 연율 기준 69만4000건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도시 주택 가격을 반영하는 S&P/케이스 쉴러 지수는 2월 전년 대비 6.3% 오르며 4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