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CGV, 오늘부터 가격 1천원 인상
가격 인상한 지 2년 만에 다시 10% 인상해
물가상승률 1.9%와 비교해도 상승폭 커
[뉴스핌=오찬미 기자] 멀티플렉스 CGV가 영화관 티켓 가격을 10% 일괄 인상한다.
영화관 임차료, 시설투자비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은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업계 1위 CGV의 가격 인상이 전반적인 영화 관람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CJ CGV가 이날부터 티켓 가격을 1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면서 티켓 가격을 1000원 인상한 지 2년 만이다.
온라인상의 “#CGV가격인상안돼” SNS 항의 캠페인 인증사진 |
차등요금제는 관람율이 높은 시간에 선호도가 높은 좌석을 '프라임존'으로 지정해 1000원을 더 받는 정책이다. CGV는 관람율이 높은 평일 저녁시간(16시~22시)에는 일반석 가격을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주말 오전부터 저녁 시간(10시~24시)에는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렸다.
지난 2016년 3월 차등요금제가 도입됐을 당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뒤이어 유사 정책을 도입하면서 영화관 티켓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이번에도 시장 점유율 50%대로 업계 1위인 CGV가 티켓 가격을 인상할 경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동반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멀티플렉스 업계의 독과점 양상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희망본부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멀티플렉스3사가 스크린 수 기준으로 전체 96%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독과점 시장"이라며 "CGV 가격 인상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면 선택권이 없는 영화관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멀티플렉스 3사가 차등요금제를 동일하게 도입하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 2016년 8월 공정거래위에 신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CGV 측은 시설투자비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CGV 관계자는 "소비자의 접근성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극장 상영관을 늘려왔지만 관객수는 2013년부터 5년간 2억1000만명 수준에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가운데 물가 상승에 따라 임차료, 관리비가 상승하고 음량, 좌석에 대한 시설투자비가 증가해 일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업계 측의 설명에도 10% 가격 인상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1.9%), 2018년 예상 소비자물가상승률(1.7%)과 비교해 높은 수준라는 평가가 나온다.
CGV는 국내 관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39.3%가량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 역시 국내 매출에 육박할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적에도 팝콘 등 영화관 판매상품의 가격이 여전히 비싸고, 광고 강제 상영 등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아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CGV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는 신과함께 등 흥행 영화가 많아서 영업이익이 높았던 것"이라며 "2016년부터 흑자는 유지해 왔지만 영업이익은 조금씩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신고와 관련해서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없어서 지난 2016년 공정위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소비자들은 오는 15일까지 온라인상에서 “#CGV가격인상안돼” SNS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CGV가격인상안돼” SNS 항의 캠페인 인증사진 |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