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2012년 가을부터 시작된 아베노믹스 장세(도쿄증시의 주가 상승세)이 주역이 외국인 투자자에서 일본은행(BOJ)으로 바뀌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증시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2년 11월부터 2018년 3월 말까지 누계로 일본 주식을 12조엔 순매수했지만, 2015년 5월 정점(20조엔)에서는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BOJ는 약 18조엔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넘겨받았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사진=뉴시스> |
그동안 아베노믹스 장세를 견인해 왔던 것은 분명 외국인 투자자였지만, 2015년 중반 이후 매수세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5일 발표한 2017년도 투자부문별 매매 동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6255억엔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일본 주식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싸다는 느낌이 강하다”면서도 “다만,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증시에는 수출관련주가 많아 글로벌 경기 영향을 받기 쉽다. 외환시장에서 엔고 추세가 이어지면서 양호한 기업 실적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견해도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 감소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국인을 대신해 매수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 BOJ이다. BOJ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2% 물가 상승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삼고 있다. 2013년 양적·질적 금융완화 개시 직후에는 연간 1조엔 정도였던 것이 점차 늘기 시작해, 2017년에는 6조1729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BOJ가 보유한 2018년 3월 말 ETF 잔고는 시가 기준으로 24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제 BOJ는 도쿄증시 전체 주식의 약 4%를 보유한 거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BOJ는 주가가 하락하는 날 ETF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을 크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도쿄증시가 상승 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5년간 닛케이주가 추이<자료=이코노믹트레이딩> |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