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아파트 낙찰률, 82.1%에서 57.9%로 하락
대출규제, 양도세 등 규제 강화..투자자 관망세 늘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늘어나자 고공행진하던 서울 강남 아파트의 경매 낙찰률도 급락하고 있다.
최근 1~2년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오름폭을 키웠던 강남 아파트는 올해 들어 약세로 돌아선 상태다. 집값이 당분간 조정될 것이란 분위기도 퍼져 과감하게 배팅에 나서는 투자자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부동산업계 및 경매 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전달대비 평균 24%p(포인트) 넘게 빠졌다. 100건 중 82건이 주인을 찾았으나 지난달에는 58건이 낙찰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의 낙찰률은 57.1%를 기록했다. 경매물건 7건 중 4건이 낙찰됐다. 전달 경매에 나온 4건 중 3건이 주인을 찾을 것과 비교하면 낙찰률이 17.9% 하락했다. 연립주택과 근린시설을 비롯한 전체 경매 낙찰가율도 60.0%에서 50.0%로 낮아졌다.
서초구 아파트의 낙찰률은 지난 2월 71.4%에서 지난달에는 66.7%%로 하락했다. 오피스텔, 근린시설, 연립주택을 포함한 전체 낙찰률은 42,8%에서 35.3%로 빠졌다.
송파구는 강남3구 중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지난 2월에는 경매시장에 나온 3건이 모두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 100%. 지난달에는 2건 중 한 건이 유찰돼 낙찰률이 50.0%를 나타냈다.
송파구와 서초구는 아파트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 비율)도 크게 빠졌다. 송파구는 지난 2월 평균 감정평가액 대비 21.7%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91.5%로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가격에 주인이 가려졌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96.7%에서 91.9%로 하락했다.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강남 아파트에 기웃거리던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같은 규제책이 쏟아지자 투자심리가 크게 가라앉았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평균 10억원이 넘는 주택을 선뜻 매입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집값 상승여력이 약화한 것도 무리한 투자에 나서지 않는 이유다.
실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0.24% 올라, 7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최근 3주 연속 0.2%대에 머물면서 주간 평균 상승률이 0.5%에 달했던 올해 1~2월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향후 부동산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경매시장에 참가하는 투자자가 줄고 있다”며 “집값 상승 폭도 줄어 무리한 투자보단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