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대중들과 한층 다가설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개최된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모차르트홀에서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장 정찬희, 라벨라오페라단 이강호 단장, 서울오페라앙상블 장수동 단장, 누오바오페라단 강민우 단장,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 울산싱어즈오페라단 김방술 단장, 코리아아르츠그룹 하만택 대표가 참석했다.
올해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오는 27일부터 5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옥내외 무대에서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가 후원하며, 6개 오페라 단체가 참여한다.
정찬희 조직위원장은 "1948년 '라 트라비아타'를 처음으로 올해 한국 오페라가 70주년을 맞았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지만 오늘날까지 이렇게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오페라 예술가들의 노력때문이지 않나 싶다. 현재 국내에 110여 개의 오페라단체가 있고, 세계에서도 한국 오페라 성악가들과 지휘자들이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축하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화려한 뒷면에 '소수만의 놀이'라는 시각, 일반 대중들이 함께 하지 못하고 특정인의 문화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을 안다. 이번 페스티벌은 일반인들과의 간극을 줄이고, 대중 속에 파고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누구나 가볍게 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오페라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애기도 있다는 것을 안다. 지금까지 어려운 여건 아래 열심히 제작해왔고, 금년에 티켓 가격을 상당히 낮췄다. 내년에는 더 발전해서 가격이 내려가지 않겠냐는 기대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라벨라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누오바오페라단의 '여우뎐',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갈라', 울산싱어즈오페라단의 '썸타는 박사장 길들익', 코리아아르츠그룹의 판 오페라 '흥부와 놀부'가 공연된다.
라벨라오페라단장 이강호는 "한국 오페라 70주년을 기념하며 개막작으로 공연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이자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베르디의 '가면무도회'는 독창성과 음악적 실험 정신이 빛나는 작품이다. 민간에서 올리기 어려운 작품이지만 과감히 선택했다. 이번 오페라가 대한민국 오페라의 자존감을 실현했으면 좋겠고, 어느 도서관에나 항상 꽂혀있는 셰익스피어나 톨스토이처럼 관람하는 모든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오페라앙상블 장수동 단장은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작품 선택에 대해 "2010년부터 5년간 소극장 버전으로 이 작품을 공연했다. 소극장 오페라가 대극장에서 하는 첫 번째 사례가 아닌가 싶다. 바로크 오페라는 인기가 없어서 잘 하지 않지만 우리 정서와 맞게 바꾸기 용이해 한국적인 작품으로 승화했다. 우리의 이야기를 동시대의 언어로 표현하려 한다. 우리 삶 속의 편린들이 작품 속에 투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창작극 '여우뎐'을 선보이는 누오바오페라단 강민우 단장은 "말 그대로 구미호의 이야기를 21세기로 옮겼다. 젊은이들에게 많이 각광받는 뮤지컬이나 아이돌 음악 장르 등을 도입해 재구성했다. 고전 전통을 살리지만 무대나 모든 면을 퓨전으로 했다. 스탠딩 오페라가 아니라 무술하는 사람을 영입하는 등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 대중성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 갈라'를 통헤 네 작품을 선보인다. 임준희 작곡의 '천생연분'을 시작으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리골레토', 대한민국 최초 오페라 '춘희'의 의미를 되새기는 '라트라비아타', 1974년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국내 초연된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다.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은 "지난 70년의 역사를 발판으로 대한민국 오페라가 더 높이 오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이 관객들에게 사랑받아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의 울산싱어즈오페라단의 김방술 단장은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을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번안, 각색한 작품이다. 공연을 하다보면 웃어야 할 때 관객들이 못 웃을 때가 있다. 관객과의 소통, 이해를 위해 현대로 배경을 가져왔고, 코믹한 부분은 더욱 재미있게 부각했다.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판소리와 서양 오페라가 만난 새로운 장르의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를 선보이는 코리아아르츠그룹 하만택 대표는 "유럽에서 활동하며 한국과 서양을 어떻게 하면 융합할 수 잇을까 늘 고민했다. 판소리와 오페라를 합친 판오페라를 대한민국 대표 오페라로 만들고 싶다.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판오페라를 더 알리고, 매년 판소리 마당극을 오페라화 시키고, 전래동화도 오페라로 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특징은 오페라 여섯 작품 중 다섯 편의 연출가가 여성이라는 점. '가면무도회'의 이회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김재희, '여우뎐'의 김숙영,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의 정선영'과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의 양수연이다. 여성 연출가들이 대거 포진해 페스티벌을 꾸민 것은 처음인 만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편, '제9회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은 오는 27일부터 5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옥내외 무대에서 개최한다. 오페라극장의 경우 입장권은 1만 원에서 15만 원이며, 자유소극장은 3만 원에서 5만 원이다.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콜센터,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예술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