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SK(주) 선임사외이사 도입
삼성‧효성 경영자-의장 분리 "이사회 개선 청신호"
[뉴스핌=김지나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SK, 효성 등 대기업들이 이사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 정권이 대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하자 대기업들 역시 이에 발맞춰 스스로 개선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인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이사회에 도입했다.
선임사외이사제는 주로 금융권에서 볼 수 있는 제도로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를 대표해 사외이사회를 소집·주재하며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사회에서 경영진을 감시하는 사외이사의 권한이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최초 선임사외이사에는 2014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 최종원 교수가 선임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선임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운영 평가권을 부여해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견제, 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변화는 3월초 SK그룹의 지주사 SK(주)가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며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해 나간 연장선이다. SK(주)는 지난달 5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SK(주)는 SK하이닉스에서 도입한 선임사외이사제뿐 아니라 '주주소통위원'제도를 신설했다. 주주소통위원 제도는 사외이사 중 한 명이 역할을 맡아 주주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SK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헌장 선포를 통해 주주친화경영 의지를 다지고 주주들과의 소통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규모도 확대해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했다. 기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명확히 한 주주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이사회 의장으로는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CFO)이 임명됐다. 이와 함께 2013년부터 6년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권오현 회장은 의장 자리를 내려놨다. 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를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확대됐다.
올해 6월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효성 역시 3월초 이사회를 열어 조현준 회장이 맡고 있던 이사회 의장 직을 박태호 사외이사가 맡기로 했다. 박태호 의장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바 있고, 2015년부터 효성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선임사외이사는 외국에선 얘기가 많이 됐지만 그동안 국내 비금융사가 적용하는 데 많은 반대에 부딪혔고, 이번 도입은 기업의 이사회가 변화하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앞으로 이사회가 독립적인 경영 감독 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