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각 당 슬로건 경쟁 돌입
한국당, '경제실정 부각+PK·TK 끌어안기' 주력
평화당 '민생해결 4번타자'...호남정신 회복
[뉴스핌=오채윤 기자] 6.13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지지율 면에서 좀처럼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여당에 일격을 가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선거에서 캐치프레이즈는 인재 영입만큼이나 중요하다. 기발한 한 구절의 슬로건을 통해 이슈를 선점하고 멀어졌던 유권자의 표심을 단순에 끌어오기도 한다.
특히 이번 선거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 구도로 만들어야 하는 야당 입장에서는 함축적이면서도 전달력이 뛰어난 카피 문구로 현 정부의 실정을 드러내야 한다.
한국당은 안보보다는 '경제 분야'를 공략하는 슬로건을 통해 보수는 물론 중도층까지 흡수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 |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제2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전체회의. <사진=뉴시스> |
2일 한국당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한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대선 총선 공략, 외국의 총선 공략 등을 전부 관찰 분석한 결과 ‘안보’를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은 총선 승리에 크게 영향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경제’를 우선으로 내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딩아(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슬로건 문구로 사용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지난 1992년 대선 슬로건에 문 대통령의 이름을 빗대 경상도 식으로 애교 있게 풀어낸 슬로건이다.
현재 한국당의 주요 타겟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다. 집권 1년이 안 된 시점이긴 하지만 이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 등이 현실화됐다는 판단이다.
‘헬조선’의 현실을 현 정부가 적절히 타개해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아마추어적 경제정책이 머지않은 시기에 우리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앞선 관계자는 “자영업자나 블루칼라, 주부 층을 강력하게 파고들 수 있는 공략을 구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당 입장에선 이번 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TK와 PK를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경남의 경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고향인 이 지역 에서 승리해야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당은 오랫동안 보수의 텃밭인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당은 경상도 민심을 끌어안을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고안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 |
23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3층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광주시당 6·13지방선거 필승 결의대회'. <사진=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에서 핵심 이슈로 민생을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생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현재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향은 정해졌고 캐치프레이즈 관련 구체적인 단어 선정 등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기호 4번을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민생해결 4번타자’로 캐치프레이즈를 정했다. 또 호남기반 정당을 표방한 만큼 ‘호남정신 회복’을 최우선적으로 앞세울 계획이다.
평화당 관계자는 “평화당이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지지를 얻어내 호남에서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기조는 좀 더 논의를 해야하지만,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보를 이어받아 평화노선을 걷겠다는 점 등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