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만기 기업 대출 금리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단기 자금 조달 비용이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보다 빠르게 상승해 주목된다.
단기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수익성에 흠집을 내는 한편 투자에 제동을 걸어 경제 성장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경고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3개월 만기 기업 대출에 적용되는 리보 금리가 2.29%까지 뛰었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리보는 기업 대출부터 주택 모기지까지 전세계 200조달러 규모의 자금시장에서 조달 비용의 근간으로 역할 한다.
리보는 미국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하면서 지난 2년 6개월에 걸쳐 상승 흐름을 탔다. 문제는 최근 상승 속도다.
SIX 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6개월 사이 리보는 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연준의 금리인상 폭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단기물 대출 금리의 급등은 기술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상승 속도는 자금시장의 유동성을 마비시킬 만큼 위협적이라는 것이 월가의 지적이다.
기업들이 단기 운용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을 수 있고, 중장기 투자가 위축되는 한편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상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MUFG 유니온 뱅크의 크리스 러프키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단기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은 기업의 장비 구매와 생산 설비 건설 등 크고 작은 경영 계획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며 “금리가 최근과 같은 속도로 오를 경우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별도로 연준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금융 부문 기업들이 CP 시장에서 90일 만기 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1.94%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뿐 아니라 금융권도 단기 금리 상승에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파장이 기업에 제한되지 않고 소비자 금융과 모기지 시장, 학자금 대출 시장까지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확장 국면과 기록적인 저금리가 이어지는 사이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킨 기업과 가계가 금리 상승을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금융시장 여건 지수는 약 1년래 가장 극심한 긴축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헤지펀드 업체 CC트랙 솔루션스의 로버트 세이비지 최고경영자는 WSJ과 인터뷰에서 “지난 금융위기 이후 9년간 지속된 시장 상황은 이제 종료됐다”며 “투자자들은 달러화를 중심으로 한 자금시장 여건의 변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