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물 리보 2008년 이후 최고치..리보-OIS 스왑 스프레드 2009년 이후 최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호주부터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지구촌 곳곳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세제개혁을 포함한 경기 부양으로 미국의 국채 발행 수요가 상승한 데 따른 달러 조달 비용 상승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 여건 긴축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3개월 만기 리보(Libor, 런던 은행간 대출 금리)가 2.25%까지 뛰었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8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리보-OIS(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 스프레드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OIS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스왑 거래, 즉 금융회사가 하루짜리 초단기 외화를 거래할 때 금리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해 동원된다.
리보와 OIS의 스프레드는 은행의 단기 자금 조달 비용이 무위험 금리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 혹은 낮은지를 반영한다. 더 나아가 스프레드는 신용 여건에 대한 금융시장의 판단을 드러내는 지표로 통한다.
문제는 리보 금리가 10년래 최고치로 뛴 동시에 스프레드 역시 1월 말 25bp에서 최근 51bp로 두 배 이상 급등한 것.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이 두 가지 지표 상승에 긴장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부채위기와 맞먹는 벼랑 끝 상황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자금시장에 마비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지구촌 곳곳의 자금시장이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은행간 단기 대출 금리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리보에 비해 평균 60bp 가량 웃돌았지만 최근 리보보다 19bp 가량 떨어진 상태다.
지난 2월 미국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리보 아래로 밀린 사우디 은행간 대출 금리는 중앙은행의 10년래 첫 금리인상에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다.
해외 자본의 유출을 차단하는 데 안간힘을 쓰는 사우디의 중앙은행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아시아도 마찬가지. 홍콩의 은행간 단기 대출 금리는 리보 대비 117bp 높은 수준으로, 두 개 지표의 간극이 2008년 이후 최고치로 벌어졌다.
금리 격차는 홍콩 달러화의 약세를 부추겼고,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는 홍콩 달러의 미국 달러 페그제 영속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호주 금융시장도 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다. 리보 상승으로 인해 호주 은행권의 자금 조달 비용이 덩달아 치솟은 것. 은행간 3개월물 스왑 금리는 2%에 육박, 2010년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BMO 캐피탈 마켓의 마가렛 케린스 채권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리보와 OIS 스왑 금리의 스프레드가 최근과 같이 확대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향후 추이와 금융시장의 충격 규모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