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 본드 리스크 헤지 비용도 급등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뭉칫돈이 몰려 들었던 하이일드 본드 발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뛰면서 정크본드를 중심으로 채권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 가운데 발행 역시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시장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련 채권시장의 후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럽의 비금융 기업의 하이일드 본드 발행이 71억유로(89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8% 줄어든 수치다. 초저금리 여건과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추구가 맞물리면서 훈풍을 냈던 정크본드 시장이 찬바람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2.9% 선을 뚫고 올랐고,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물 수익률 역시 9년래 최고치로 뛴 상황.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국의 금리 역시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인 데 따른 결과다.
미국 기업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피해 유럽시장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지만 유로화 채권 발행 역시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앞서 발표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정크본드 펀드에서 6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채권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는 모습이다.
프랑크푸르트 소재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마르코 살코아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하이일드 본드 발행의 위축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발행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비용 부담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투기등급 회사채의 리스크 헤지 비용도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다. 하이일드 본드의 신용부도스왑(CDS) 가격을 반영하는 마킷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지수가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하이일드 본드의 리스크 헤지 비용은 3개월 전 2.8%에서 최근 3.4%로 올랐다.
이달 초 주식시장을 강타한 대규모 매도와 폭락 사태가 투기등급 채권시장으로 확산된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인 기업과 발행을 주관하는 금융권은 금리와 함께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도 추이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움직임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전했다.
주식과 함께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상당폭 뛴 만큼 리스크 프리미엄이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발행 시장의 과열 해소가 중장기적으로 채권시장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토마스 한슨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초 채권시장의 변동성 상승에 발행이 한풀 꺾였지만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 조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