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25% 추가 관세 발효…동국제강 등 '비상경영'
[뉴스핌=정탁윤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오는 23일로 예정된 미국의 25% 추가 철강 관세 발효를 앞두고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정부가 발벗고 나서 한국을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해줄것을 요청하는것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지만, 현재로선 제외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동국제강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예정대로 관세 폭탄이 확정될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2015년 장세주 회장이 구속된 이후 3년만에 사실상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미국 수출 비중은 4%, 액수로는 1300억원 정도로 미미하지만 다른 국가의 수출에까지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동국제강는 미국에 아연도금강판을 수출하는데, 4월부터 선적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 2015년 구조조정 당시는 매 주말마다 나와 회의를 하는 등 실제 비상경영이었는데, 이번의 경우 한달에 한번 하던 영업전략회의를 토요날 오전에 하기로 한 것"이라며 "철강업계 전체 차원에서 미국 통상 관련 비상 상황에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고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앞서 장세주 동국제강 부회장도 지난 16일 주주총회에서 "선제 대응으로 매출에서 미국 수출 비중을 4% 수준까지 낮췄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EU(유럽연합), 대양주 등으로 수출을 다원화해 미국 보호정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5% 관세 부과가 확정될 것에 대비해 고객사와 관세 부담 등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현재 대미 수출 열연과 냉연강판에 각각 60%가 넘는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에 열연과 냉연강판, 도금 등을 수출하는데 25% 관세가 추가 부과되면 계열사인 현대차의 미국내 차값 인상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빅3'는 미국 수출 비중이 적어 덜하지만 세아제강과 넥스틸 등 중소 철강사들의 사정은 심각하다. 수출이 힘들어진 세아제강은 미국 생산법인의 증설 등을 통해 현지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넥스틸은 생산라인 5개 중 12만톤 규모의 수출용 생산라인 1곳에 가동을 중단했다. 또 미국으로의 공장이전을 추진중이다.
정부는 현재 미국이 국가별 면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품목별 면제라도 추진해 철강업계의 타격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청와대발로 긍정적인 얘기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을 계기로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돼 전체 철강 수출에 까지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