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9시30분 검찰 출두‥포토라인서 의견 밝힐듯
전날 측근 통해서는 기존 "정치보복" 입장 재확인
검찰, 혐의 입증에 '총력'‥조사 하루 넘길 가능성 높아
[뉴스핌=이보람 기자] 뇌물수수와 비자금 조성(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직접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는다. 노태우·전두환·고(故)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다섯 번째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이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 전 대통령은 소환 통보시간에 맞춰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출발해 서울 서초동 검찰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자택에서 검찰청사까지는 채 5km가 안되는 거리인 만큼 교통통제가 이뤄진다면 출발 후 10분 안에 청사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미 이 전 대통령 측과 검찰, 경찰 등은 소환과 관련된 협의를 끝마친 상태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들 앞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어떤 의견을 밝힐지도 관심사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정권의 정치보복"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포토라인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소환 전날인 13일 취재진들을 만나 "(정치보복이라는)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통해 그동안 불거진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의 실소유주 의혹은 물론 다스 비자금 조성, 삼성전자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수수 등 주요 혐의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는 혐의만 20개에 달해 검찰 조사는 날을 넘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1일 검찰 소환 당시 조사와 진술조서 확인 등을 거쳐 21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피영현(48·33기)·김병철(43·39기) 변호사 등 변호인단의 입회 아래 검찰 조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앞서 1월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으로부터 사건을 이관받은 뒤, 특수2부 첨단수사1부가 각각 뇌물수수 혐의와 다스 실소유주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이상은 다스 회장과 이상득 전 의원, 이시형 다스 전무 등 이 전 대통령 일가를 비롯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 측근들을 줄줄이 소환조사했다.
지난 주말에는 이 전 대통령 재임시절 핵심 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또 삼성의 소송비용 대납 당시 삼성그룹의 2인자로 불린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하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이 전 대통령의 범죄 사실을 입증할 만한 주요 진술을 검찰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사건 관련자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수차례 진행했다. 특히 다스 사무소가 위치한 영포빌딩 압수수색을 통해 여러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