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만기 3% 어음 할인 거부…301개 순수車부품업체 비상등
[뉴스핌 = 전민준 기자] 한국지엠(GM)의 부품 협력사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고 있다. 은행들이 협력사들이 납품 대금으로 받은 어음(외상채권담보대출)을 거부하면서, 현금이 들어오지 않아 운영자금이 바닥나고 있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한국GM의 1차 협력사(301곳)가 2, 3차 협력사(2700여개사)에 발행한 어음 할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은행들은 한국GM 협력사가 제시한 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한 가격에 매입한 대가로 현금을 지급한다. 통상 한국GM은 납품대금을 1차 협력사에게 주면 2, 3차 협력사는 통상 60일 어음으로 받고 이를 은행에서 현금으로 융통한다.
은행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면 2,3차 협력사들이 돈을 구할 방법이 없게 된다. 어음을 발행한 1차 협력사도 사정이 매우 어려워서다. 1차 협력사의 지난달 기준 공장가동률이 50~70%대로 떨어졌고, 올 1~2월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0~30% 급감했다. 한국GM 2월 내수 판매량(5804대)이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난 것을 감안하면 공장 가동률 저하는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군산공장 폐쇄가 한국GM 철수로 이어질 경우 단독 거래업체는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한다. 한국GM에만 의존하는 100% 단독 거래업체는 86곳이다. 납품액의 50% 이상이 한국GM에서 발생하는 협력업체는 154곳에 달한다. 단독 거래업체 86곳의 종업원만 1만713명이고, 2~3차 부품 업체 등을 포함하면 한국GM 협력사 종업원은 14만여명에 이른다.
한국GM 군산공장.<사진=한국GM> |
은행권이 어음 할인마저 거부하는 데는 한국GM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을 중점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 영세한 2~3차 협력부품업체를 중심으로 부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납품량이 20% 이상 줄어 매출도 큰 타격을 입은데다 돈 줄도 막혀 큰 일이다”며 “협력사들의 생존기반이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