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 검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EU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힌 뒤 하루 만에 나온 얘기다. 중국과 캐나다 등 주요국들이 맞대응을 준비하고 있어 지구촌 무역전쟁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알루미늄 <출처=블룸버그> |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 집행위원은 2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인 세이프가드를 도입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유럽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내용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면서도 “EU 역시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스트롬 위원은 “무엇보다 국가 안보를 근거로 내세우며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위험한 도미노 파장이 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EU가 주요국들과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 것을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WTO의 대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앞서 유럽 자체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WTO는 특정 산업이 수입 급증으로 인해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경우 회원국들에게 한시적인 세이프가드 발동을 허용하고 있다.
말스트롬 위원은 이와 함께 철강과 알루미늄 이외에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위원장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에 맞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 십 년간 유럽은 미국과 단단한 동맹을 유지했다”며 “미국의 불공정한 조치로 인해 유럽 주요 산업들이 타격을 입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에 달하는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유럽의 대규모 일자리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 규모는 500억달러를 웃돌았다. 전체 수입 가운데 두 가지 품목의 비중은 약 2%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