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견실한 日 성장세 등 엔화 지지요인 다수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가 더 오를 것이란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CNBC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안전 자산’ 입지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엔화 매력이 커지고 있으며, 모건스탠리와 ING를 비롯해 투자기관 상당수가 엔화 강세 지속을 점치고 있다고 전했다.
'현금 신앙'이라고 불리던 일본에서 캐시리스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의 엔화 <사진=뉴시스> |
달러/엔 환율은 올 들어 4.73%가 하락(엔화 강세)한 상태.
지난주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엔화 추가 강세 여지가 있다며 올해 말 달러/엔 환율 전망치로 101엔을 제시했다. 이들은 “엔화에 더 나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며 현시점에서는 미국 달러보다 엔화가 더 상징적인 안전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가 미국채 수익률 상승 상황에서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채 수익률과 달러는 대개 비례 관계를 보이지만 최근에는 이 상관관계가 깨진 상태다. 달러 약세와 달리 지난 몇 달 사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 부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건은 상관관계가 깨진 것이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면서 공급이 늘어 미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로 수익률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달러 약세 외에도 강력한 일본 경제가 엔화를 탄탄히 떠받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년 4분기 일본 경제는 8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며 30여 년 내 최장기간 확장세를 보였다.
사이먼 뱁티스트 EIU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세계 경제 상방 서프라이즈 중 하나가 일본 경제 성적이었다”며 “올해도 엔화가 주요 통화 중 가장 가파른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HIS 마르키트 이코노미스트 다구치 하루미는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일본은행(BOJ)의 물가 목표 달성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어 정책 관계자들의 구두 개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