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늘고 대손비용 감소…인당 순이익 4배 증가
금감원 "은행권 자금 중개 기능 활성화해야"
[뉴스핌=최유리 기자] 은행권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자 이익이 늘어난 데다 대손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수익잔치에만 머물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조7000억원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0%로 각 0.37%p, 4.63%p 상승했다.
<자료:금융감독원> |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이자이익이 늘고 대손비용이 감소한 덕이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37조3000억원으로 8.5% 늘었다.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예대금리차이가 2016년 1.95%에서 지난해 2.03%로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은 1.55%에서 1.63%로 개선됐다.
반면 대손비용은 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 줄었다. 특히 2016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대손비용이 컸던 특수은행 중심으로 감소가 두드러졌다.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적성 등 전반적인 경영 실적도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자산 규모는 236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다. 은행의 자산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실채권비율은 1.18%로 전년 말 대비 0.24%p 하락했다. 이는 주요국의 부실채권비율(작년 9월말 기준 미국 1.17%, 일본 1.20%)과 유사한 수준이다. 은행의 보수적 여신 운용으로 신규부실이 크게 감소한 데다 대규모 부실채권이 정리된 것에 기인했다.
자본적정성도 좋아졌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21%를 기록했다. 전년(14.81%) 대비 0.40%p 상승한 수준이다.
순이익 증가에도 명예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줄이면서 1인당 순이익은 4배 늘었다. 지난해 국내 은행 1명당 당기순이익은 1억1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9000만원(402%) 증가했다.
은행의 기초 체력이 강해진 가운데 올해도 금리 상승 등으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은 은행권이 수익 잔치에만 머물지 않고 자금공급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늘고 재무 건정성도 좋아졌기 때문에 이를 모두 이익으로 남기기 보다는 자금 중개 기능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며 "올해는 자금 중개 기능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게 감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바젤Ⅲ 자본규제에 대비해 충분한 수준의 자본을 유지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담보 위주인 가계대출 중심의 자금운용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인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권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성과급이 일정 수준 올라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성과급이 정해지는 방식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건전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