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펀드에서 24억달러 유출, 유럽 펀드는 30억달러 유입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금리 상승에 따른 급락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펀드 자금은 여전히 썰물을 연출했다. 반면 유럽 주식펀드로 뭉칫돈이 밀려든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가 미국의 주식 투자 자금을 붙들지 못했다는 얘기다.
유로화와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가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 펀드에서 24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가 상승 탄력을 회복했지만 펀드는 기록적인 자금 유출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 주식 펀드로는 3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뉴욕증시의 급락에 유럽 증시 역시 흔들렸지만 관련 펀드는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연초 이후 미국 주식 펀드에서는 220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고, 유럽 펀드는 150억달러 자금 순유입을 기록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이날 블룸버그는 유럽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지난 수 년간 뉴욕증시에 뒤쳐진 데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3% 선에 바짝 근접한 데 반해 독일 10년물 수익률이 1% 아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등 투자자들이 미국보다 유럽 주식시장을 선호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1월 회의 의사록 발표 이후 10년물 수익률이 2.95%까지 뛴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상징적인 저항선인 3.0%가 뚫릴 경우 주식을 포함한 자산시장에 커다란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팸코의 알렉산드라 쿠프 이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국채 수익률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은 작지 않은 변수”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무게중심이 지난해 수 십여 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뉴욕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한 주 사이 이머징마켓 펀드로 대규모 신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이머징마켓 펀드로 50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고,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자금 유입 규모가 330억달러에 달했다.
뉴욕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지만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 신흥국 자산시장에 버팀목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