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김대유 참여정부 핵심인사 2인 후보 선임
정부 교감 강화로 CEO 퇴진 ‘악습’ 해소 기대
[뉴스핌=정광연 기자] KT(회장 황창규)가 참여정부 핵심인사 2명을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문재인 정부와 교감이 가능한 참여정부 인사들을 영입해 정권이 바뀔때마다 최고경영자(CEO)도 함께 교체되던 전철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KT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월 임기가 종료되는 박대근, 장석원 사외이사 후임 후보로 이강철, 김대유씨를 선임했다. 3월 임기가 마무리되는 또 다른 사외이사인 장석권 한양대 교수는 연임한다.
이사회에 새로 합류할 두 사람은 모두 참여정부 시절 요직을 거쳤다.
이강철 후보는 1995년 민주당 당무위원을 시작으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구 중지구당 선대위원장과 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거쳐 2005년 대통령비서실 시만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김대유 후보는 18회 행정고시 합격 후 2003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과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 대표부 공사, 2006년 통계청장 등을 거친후 2007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 자리에 오른바 있다.
KT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된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비서관(외쪽)과 김대유 전 경제정책수석 |
참여정부 핵심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정권교체 때마다 CEO가 바뀌던 악습을 해소하려는 선택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KT는 2005년 대표에 오른 남중수 사장이 이명박 정권 초기인 2008년 본사 및 남 사장 자택 압수수색 이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9년 임명된 이석채 전 회장 역시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검찰조사를 받던 중 사임했다.
2017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도 최근 불법정치자금 조성 혐의로 지난달 31일 본사 압수수색을 당한바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제공중인 KT는 2019년 상용화를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EO가 외풍에 따라 교체될 경우 미래 사업 전략 수립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내부 불안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일각에서는 KT 전체 직원 2만3000여명 중 1만8000여명이 가입한 KT노동조합(제1노조)가 연임을 찬성한 황 회장을 정치적 논리로 교체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참여정부 요직 출신 인사 2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한 건 현 정부와의 교감을 강화, CEO 퇴진이라는 최악의 사태만은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T 관계자는 “사외이사 후보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오는 3월 주총에 안건으로 올라간다는 것 외에는 밝힌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