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위기설'에 휩싸였던 중국 민영 대형 보험그룹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경제 범죄에 연루돼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안방보험 그룹은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가 1년간 위탁 경영을 맡기로 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6월 우샤오후이 회장의 개인적인 사유를 이유로 회장 석을 비워두고 있었다. 당시 중국 금융당국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대규모 해외 투자에 나섰던 안방보험그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우 회장의 구금, 출국금지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23일 보감회와 상하이인민법원이 우샤오후이 전 회장의 기소 사실을 발표하면서 그간의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임이 확인됐다.
상하이인민법원은 불법자금모집과 사기, 배임·횡령 혐의로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기소됐다고 밝혔다.
신징바오(新京報) 등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보감회의 위탁경영팀은 이날부로 안방그룹의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회의 직무를 중단하고 관련 업무를 이관 받았다. 위탁 경영기간의 모든 자금 거래, 자산 매매, 정보 공시, 전통 보험 업무 외의 계약 등 행위는 모두 보감회 위탁경영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우 전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 중국 최고층 인사들과의 인맥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안방보험은 최근 몇 년 해외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진행해왔다. 미국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우리나라의 동양생명, 미국의 피델리티 생명보험 등을 인수하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중국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자회사를 통해 은행과 부동산, 건축 기업의 A주 지분에 투자하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중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차이신(財新)이 안방그룹 지배구조의 불투명과 불법증자 혐의 등을 지적하는 폭로성 보도를 내보낸 뒤 안방보험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한 달 뒤인 5월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산하의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과 해외판 SNS 보도 플랫폼 자커다오(俠客島)도 '안방제국의 비밀을 파헤친다'라는 제목의 보도로 안방보험의 정경유착을 고발하면서 안방보험과 우샤오후이 회장이 중국 정부의 견제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6월 안방보험은 우샤오후이 회장의 개인적 사유를 이유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중국 감독당국은 지난해 연말부터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 매각을 압박하고, 안방이 보유한 민성(民生)·자오상(招商)은행 등의 주식 비중 축소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감독당국은 안방 파동이 시장이 미칠 영향을 우려해 안방이 매각한 민성은행과 자오상은행 지분 매수자를 직접 찾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방보험은 한국의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로 이번 안방보험 파동이 한국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 회장 |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