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 따라 손익 10조원 차이...손보사 입장 반영
[뉴스핌=김승동 기자]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주계약과 특약의 회계처리를 따로할 수 있게 됐다. 보험상품의 ‘갱신형 특약’의 회계를 담보별로 처리하는 쪽으로 금융당국이 가닥을 잡았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4월 새로운 보험금 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 초안을 발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킥스 초안에는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이 담길 것”이라며 “회계처리 방법에 따라 업권별로 이익이 크게 갈리는 ‘계약의 경계’ 부분은 양쪽 의견을 모두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해 7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민·관 합동 보험권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준비위원회 Kick-off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갱신형특약을 주계약에 종속된 것으로 회계처리하는가 아니면 특약을 별개 상품으로 보고 회계처리를 하는가가 쟁점이었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향후 손익이 많게는 10조원 이상 벌어지기 때문. 즉, 보험계약의 경계가 주계약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회계처리하면 생보사의 수익이 증가한다. 반면 주계약은 물론 특약들도 모두 하나의 보험이라고 보면 손보사의 회계상 이익이 많이 잡힌다.
생명보험사 상품은 주계약 규모가 크고 만기도 길다. 가령 종신보험에 실손, 암, 입·통원, 건강 특약을 붙여 가입했다. 특약이 종류가 많지만 보험료는 주계약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종신보험 주계약은 사망시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한다. 해지하지 않으면 보험금이 100% 지급되며 죽을 때까지 계약이 유지된다. 보험료로 내는 돈도 많다.
반면 손해보험사 상품 주계약은 규모가 작은 상해사망이 대부분이다. 이런 주계약에 실손, 암, 입·통원, 건강 특약을 붙여 가입했다. 특약으로 내는 보험료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보험에서 ‘상해사망’은 우연히 발생한 외부사고로 인한 사망이다. 확률이 극히 낮다. 보험료도 매우 저렴하다.
생·손보간 상품 구조가 달라 회계처리 방식을 두고 온도차가 있는 것.
생보사는 일부 특약에서 손실을 보지만 주계약에서 이익을 낸다. 주계약을 기준으로 길게 회계처리를 하면 이익 규모가 커진다. 주계약과 특약을 모두 묶어 회계처리를 하자고 입장이다.
반면 손보사는 이익을 보는 특약이 있고 손실을 보는 특약이 있다. 전체를 묶으면 이익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 각각의 특약마다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험계약에서 매년 1만원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5년 갱신 시점마다 회계처리를 하면 부채는 5만원이다. 하지만 주계약에 따라 30년을 회계처리 할 경우 부채는 30만원으로 증가한다. 특약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손보사의 경우 부채가 눈덩이처럼 증가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화로 안정적이었던 회사가 일순간 부실보험사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특약마다 각각 회계처리 하는 방향으로 의견 정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