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프로그램 만드는 법 알려 주고
유출된 넴 행방을 해설하는 사이트도 개설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유출된 약 580억엔(약 5780억엔) 상당의 가상화폐 ‘넴(NEM)’의 행방 추적에 화이트해커들이 활약하고 있다. 추적 프로그램을 만드는 법이나 넴의 행방을 해설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하지만 유출된 넴은 다수의 계좌로 옮겨지는 등 상세한 추적은 곤란한 상황이며, 유출에 관여한 인물은 아직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정보기술(IT)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손님이나 점원이 모이는 도쿄 롯폰기(六本木)의 음식점 ‘해커즈 바’. 점원인 하마베 쇼타(34)씨가 카운터에 놓인 컴퓨터에 문자열을 입력하자 코인체크에서 유출된 넴의 계좌 주소가 가게 안의 대형 스크린에 뜬다.
IT 기업의 프로그래머를 겸하고 있는 하마베씨는 해킹 기술을 사이버 공격의 저지 등 선량한 목적에 사용하는 화이트해커이다. 프로그래머로서 가상화폐의 미래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유출 문제로) 가상화폐에 나쁜 이미지가 생겼지만, 정보 전달이나 비즈니스를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며, 유출 직후부터 넴의 행방을 추적해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일본에서 유출된 넴의 행방을 추적하는 화이트해커들이 활약하고 있다.<사진=아이티뱅크> |
넴의 행방 추적에는 화이트해커가 공헌한 바 크다. 대표적인 존재가 트위터에서 ‘JK 17’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인물이다. 지난 1월 26일 새벽 유출 직후 유출된 계좌를 특정하고 추적을 시작해 국제단체인 ‘넴 재단’이 추적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화이트해커의 활약이 알려지면서 추적에 협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출된 넴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사이트가 생기고, 트위터에는 넴의 분산 상황을 해설하는 계정도 등장했다.
정보 보안 전문가에 따르면 유출된 넴의 움직임을 감시해 인터넷 상에 정보를 공개하는 화이트해커는 최소한 수십 명에 이른다.
하지만 유출에 관여한 인물은 유출 직후부터 추적을 곤란하게 하기 위해 넴을 400개 이상의 계좌로 분산해 옮겼다. 지난 2월 7일 경부터는 익명성이 높은 ‘다크 웹’에서 넴과 다른 가상화폐와의 교환을 시도하는 사이트도 개설했다. 신문은 “이미 90억엔 가까운 넴을 비트코인 등과 교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