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시뿐만 아니라 도시→대도시 움직임도
외국인, 도쿄보다 지방으로 전입 많아 영향 있을 것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의 도시 인구 집중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방에서 도시로 유입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더 큰 거점 대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의 경우는 지방으로 움직이는 인구도 많아, '지방 소멸'을 상쇄했다.
◆ 도쿄·오사카 일부 거점 도시로 몰리는 인구
일본 도쿄 시부야 <사진=김유정 기자> |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17년 인구이동보고(외국인 제외)'에 따르면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많아 인구 유입이 가장 컸던 지역은 도쿄(東京)도, 오사카(大阪)시, 삿포로(札幌)시, 후쿠오카(福岡)시 순으로 각 지역에서 거점 대도시로 꼽히는 지역이었다.
특히 도쿄도 내에서도 자치구인 도쿄 23구의 경우, '전입 초과수'가 6만1158명에 달했다. 전입 초과수는 전입자에서 전출자의 수를 제외한 것을 말한다.
신문은 "이들 전입자의 이동 전 주소지를 살펴보면, 도쿄와 인접한 가나가와(神奈川)·지바(千葉)·사이타마(埼玉) 3개 현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수도 도쿄가 단순히 지방 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의 인구까지도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도쿄뿐만이 아니다. 도쿄의 뒤를 이어 전입 초과 수가 많았던 오사카(大阪)시, 삿포로(札幌)시, 후쿠오카(福岡)시 역시 각 지역의 거점으로 꼽히는 대도시들이었다.
반대로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많은 '전출 초과' 도시 순위에서도 기타규슈(北九州)시, 사카이(堺)시, 고베(神戸) 등 정령 지정도시가 이름을 올렸다. 정령 지정도시는 인구 50만명이 넘는 도시로 자치 권한이 크고, 구(区)를 설치할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신문은 "단순히 지방에서 도시로 인구가 모이는 게 아니다"라며 "일부 거점 도시에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지적했다.
◆ 日 지자체 76% 전출>전입…빈자리 채우는 외국인
일본 전국 지자체 중 '나간 사람'이 더 많은 전출 초과 지역은 76%였다. 문제는 15~64세의 생산인구로 연령을 한정시킬 경우, 전출 초과 지자체가 4%가 더 늘어난 80%가 된다는 점이다.
일본 규슈(九州)의 미야자키(宮崎)현의 경우, 현 내 모든 지자체에서 15~64세 연령대 인구가 전출초과였다. 신문은 "상당수의 지역에서 생산을 담당할 연령대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지방의 빈자리를 메우는 건 외국인이었다. 2017년도에 외국인의 전입신고가 많았던 지자체 상위 5곳은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군마(群馬)현 ▲미에(三重)현 ▲시즈오카(静岡)현이었다. 이중 군마현과 미에현, 시즈오카현은 일본인의 전출이 전입보다 많았던 지역들이다.
야마모토 겐조(山本謙三) NTT 데이터 경영연구소 회장은 "일본어 학교 등을 다니기 위해 입국했던 외국인들이 자동차 생산 등 일자리를 얻어,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특히 군마현의 경우 약 4000명의 일본인이 전출 초과를 기록했지만, 그 절반에 가까운 1915명의 외국인이 새로 전입했다. 신문은 "외국인이 군마와 미에, 시즈오카의 인구 유출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고 평했다.
신문은 인구 유입에 있어서 외국인의 '존재감'이 점점 커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2017년 기준 다른 지자체로 이동한 외국인의 수는 42만명으로 2016년도에 비해 약 15%가 증가했다. 이는 일본인의 이동률(489만명)의 약 10% 정도되는 규모다.
야마모토 회장은 "리먼 쇼크 후 늘어난 취업자의 4분의 1은 외국인"이라며 "이 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이 앞으로 각 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