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12개 국가 철강 제품에 최소 53% 관세
트럼프 대통령 4월 중순까지 검토 후 최종 결정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상무부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 제품에 무거운 관세를 적용해 수입을 대폭 제한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알코아를 포함한 관련 종목이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철강 생산 현장 <사진=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을 대폭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시행된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으로, 전세계 철강 업계와 투자자들이 최종 결론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상무부는 미국 업체들의 주장대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결론을 내림 셈이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세계 철강 제품에 최소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알루미늄에 7.7%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검토한 뒤 4월 중순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상무부의 세부안에는 브라질과 중국, 한국, 인도 등 총 12개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최소한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그 밖에 모든 수출국의 제품에 최소 24%의 관세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무부는 해당 국가의 철강 제품 수입 규모를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67%로 제한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베트남 그리고 홍콩에서 수입되는 알루미늄에 23.6%의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이 밖에 다른 모든 국가의 제품에 최소한 7.7%의 관세를 매기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무부는 알루미늄 수입 쿼터를 지난해 물량의 86.7%로 제한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작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EU는 현지 제조업계가 타격을 입을 경우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대규모 관세가 최종 확정될 경우 커다란 충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 역시 반격에 나설 여지가 높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화당 의원 가운데 최소 7명이 중국을 포함한 교역 상대국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워싱턴 내부의 의견 대립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관련 종목은 장중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가 0.3% 상승했고, 누코가 4% 가까이 랠리했다.
AK 스틸이 11% 폭등했고 US스틸을 포함한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 뉴욕증시의 철강 지수가 2% 가까이 뛰었다.
반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의존도가 높은 캐터필러와 할리 데이비드슨은 각각 2% 가까이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