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엔화 105엔대…'엔고' 당분간 지속될 듯
日 정부·중앙은행 대책회의 열려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엔화가 105엔대로 강세를 기록했다고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달러당 엔화가 105엔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11월 미 대통령 선거 직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신문은 엔고의 이유로 "미국 재정 적자 확대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달러 매도 주문이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현금 신앙'이라고 불리던 일본에서 캐시리스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의 엔화 <사진=뉴시스> |
일본 외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엔화 가치 상승이 리스크 회피 심리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우치다 미노루(内田稔) 미츠비시UFJ은행 치프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다시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리스크 회피로 인한 엔고라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스즈키 겐고(鈴木健吾) 미즈호증권 FX 치프 스트레지스트도 "(엔화가치 급등은) 펀더멘털이 아닌 감정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토 유지(斎藤裕司) 크레디 아그리콜(Crédit Agricole)은행 외국환부장도 "시장 참가자가 적었기 때문에 변동폭이 컸던 측면도 있다"며 "중국의 춘제(음력 설)이 시작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신문은 당분간 '엔고(円高)'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시장에서 우세하다고 전했다.
우치다 애널리스트도 "2~3월은 일본 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대금이나 해외주식 배당금을 엔으로 바꾸는 수요가 많은 시기"라면서 "반면 미국 장기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해 일본 투자가들이 미국채 투자를 유보하고 있기 때문에 수급면에서 당분간 강달러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로가 아키라(諸我晃) 아오조라은행 시장상품부 부장은 "투기적인 엔매수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일시적으로 달러당 102엔까지 엔고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도 급격한 엔화 가치 상승에 견제구를 던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평소 이상의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일본 재무성과 금융청, 일본은행의 간부회의도 소집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간부 회의 후 "최근의 엔화 강세 현상은 일방적으로 편향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