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 등 윤리 부서 및 기능 강화해야”
[뉴스핌=김기락 기자]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검찰 안팎에서 피해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범죄 중 성폭력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2016)’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범죄는 2006년 1만5157건에서 2015년 3만1053건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성폭력범죄 발생장소는 2011년 주거지가 20.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다가 2015년 16.5%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노상은 12.5%에서 15.3%로 증가해 성폭력범죄가 ‘안에서 밖’으로 이동하는 양상를 보였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모르는 비면식범에 의한 성폭력범죄 발생건수는 2006년 51.6%에서 시작해 2008년에서 2013년까지 40%대로 감소했지만, 2015년 59.2%로 다시 치솟아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성폭력범죄의 급증 이유는 성폭력범죄 행위의 순수 증가분도 있을 수 있으나, 지난 10년간 성폭력 관련 신규 법률의 제·개정 및 늘어난 신고의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성폭력범 검거율은 대검찰청 기준, 2006년 92.7%에서 2015년 96.5%로 올랐다. 성폭력 외에 증가하는 범죄는 폭행과 절도이다. 살인, 방화, 강도 범죄는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서지현 검사 [JTBC 뉴스룸 캡처] |
지난달 서지현 검사는 검찰 고위 간부로부터 성추행 피해 사실을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올리면서, 나도 당했다는 의미의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에 이어 정치권, 영화계 등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은 #MeToo”라며 “변호사였을 때도 못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MeToo 그리고 #WithYou”라고 올렸다.
이 의원은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면서 “페북창 열어 가득 메우고도 핸드폰 노트페이지에 다시 옮겨다 놓고 아직도 망설인다”고 적었다.
또 배우 이명행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한 공연관계자 폭로에 이 씨는 소속사를 통해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특히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한 사회운동가는 “서 검사의 경우 2010년 성추행 피해를 수년이 지나서야 털어놓은 점을 보면 피해 사실을 즉각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제도와 성추행을 예방할 수 있는 구조가 절실하다”면서 “성추행 피해 미투운동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정부와 대기업 등의 윤리 부서 및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