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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임은정·안미현'…검찰개혁 불지핀 女검사 3인방

기사입력 : 2018년02월06일 17:42

최종수정 : 2018년02월06일 17:46

서지현 검사, 북부지검 최초 특수부 여검사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인 '소신파'
용기있는 소신발언, 검찰 개혁 '마중물' 될까

[뉴스핌=이보람 기자] 최근 검찰 조직 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인물은 단연 서지현·임은정·안미현 등 세 명의 여검사다. 이들은 검찰내 성추행 등 부조리를 꼬집으며 검찰 개혁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평가다.

 ◆ 북부지검 최초 특수부 서지현…이어지는 우수인재들의 내부 '폭로'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들 검사는 검찰 안팎에서 능력있는 검사들로 알려져있다.

왼쪽부터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 안미현 춘천지검 검사,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 [JTBC, 뉴시스, 뉴스핌DB]

검찰 조직내 성추행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서지현(45·33기) 통영지청 검사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달 26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52·20기)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 검사는 검찰 조직내에서 업무 능력을 높게 평가받는 검사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지난 2004년 대전지검부터 인천·서울·수원 등을 거쳐 현재 통영지청서 근무중이다. 15년 검찰에서 근무하는 동안 수차례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고 우수 근무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근무능력을 인정받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10년에는 북부지검 최초로 특수부에 근무하게 된 여검사가 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에 출석한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검찰 조직내 '소신파'로 이름이 나 있다.

그는 영화 '더킹'에서 배우 김소진이 연기한 안희연 검사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 속 안희연 검사는 부정부패한 검찰 권력을 끈질기게 쫓는 역할이다.

고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장의 민청학련 사건 재심에서는 상관의 '백지구형' 방침을 어기고 무죄를 구형하면서 법무부의 징계를 받는 등 검찰 내에서 '항명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50차례 넘게 검찰내부통신망에 내부 문제를 폭로하는 글을 꾸준히 올려 왔다. 

임 검사의 소신있는 행보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계정과 검찰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자신 역시 조직내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번 진상조사단 출석 역시 서 검사 성추행 사건 당시 법무부 감찰국장이던 최교일(56·15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폭로하면서 이뤄졌다.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39·사법연수원 41기) 춘천지검 검사는 결혼과 출산 이후 검사로 임관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 "조직 내 '갑을' 문제로 봐야"…검찰개혁 '마중물' 되나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이처럼 조직 내부 우수 인재들의 폭로가 이어지는 본질적 원인으로는 검찰내에서 비뚤게 자리잡은 상명하달식 조직문화가 꼽힌다.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임 검사 역시 조직적 차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 검사의 일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에서 강자와 약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 검사의 피해는 안태근 등 몇몇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검찰의 조직적 일탈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며 "진상조사와 제도개혁은 검찰 조직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해 전체적인 틀에서 진단하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문제제기는 안미현 검사의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 주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안미현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가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하던 지난해 4월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이 김수남 검찰총장을 만난 뒤,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을 불구속기소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등 관련자들에 대한 증거를 지우라는 지시도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검찰 조직내 폐쇄적인 기수 문화는 조직내 상하 관계를 뚜렷하게 만들고 검찰 조직을 '고인 물'로 만들었다"며 "물은 고이면 썩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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