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내 의견서 제출 예정, 협회 중심 공동대응
국내 업체 타격 불가피..."좀 더 지켜봐야" 신중론도
[뉴스핌=유수진 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산 스타이렌모노머(SM)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것과 관련, 국내 화학업계는 중국 측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석유화학협회를 중심으로 업체들의 공동대응도 진행되고 있다.
14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SM을 수출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이번 반덤핑 예비판정이 향후 수출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절차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기로 했다. 일단 기한 내 해명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 실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SM은 플라스틱과 합성고무에 쓰이는 원료로,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생산하고 있다. 한국 화학제품 수출 품목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으로 가는 비중이 90%가 넘어 업계는 반덤핑 판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중국의 SM 자급률 및 수입량 추이. <사진=대신증권> |
업체들은 일단 예비판정이 난 만큼, 절차에 따라 10일 이내에 중국 측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의견서에는 국제가격 기준을 준수하고 있어 덤핑 소지가 없다는 내용 등이 담긴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업체들은 물론 미국‧대만 업체들도 다들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석화협회 차원에서 국내 업체들을 모아 공동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석화협회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대리인을 선임, 의견서 제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서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2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한국, 대만, 미국산 SM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체에 부과된 보증금 비율은 ▲한화토탈 7.8% ▲LG화학 8.0% ▲SK종합화학 8.0% ▲롯데케미칼 8.4% ▲여천NCC 7.8% ▲기타 기업 8.4%다.
13일부터 중국 수입업체는 한국산 SM을 수입할 때 예비판정을 받은 비율에 따라 중국 해관(세관)에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 업계는 늘어난 세금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만큼, 결과적으로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등 국내 업체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금 비율이 늘어나면 당연히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불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중국 정부가 각 국가별, 업체별 다른 비율의 보증금을 부과한 만큼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조건 나쁘다고만 볼 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한국보다 미국 업체들의 보증금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유리할 수도 있다"며 "물량, 가격 등 전체적인 걸 다같이 봐야 되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업체들에 9.2%~10.7%, 대만 업체들에 5.0%의 보증금을 부과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신양과기집단유한공사 등 현지 기업들이 한국과 미국, 대만산 SM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제소하자 3개국 업체들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돌입했다. 중국 기업들은 3개국 제품의 수입량이 늘고 있어 자신들의 이익률이 낮아지는 등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 판정은 오는 6월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