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으로 여행일정 설계부터 아바타 쇼핑까지
알리바바, 2028년까지 올림픽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평창=뉴스핌 백진규 기자] “아리아리!”
11일 오후, 강릉 올림픽 파크에 도착해 입장권을 내밀자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채택한 공식 인삿말 ‘아리아리’가 귀에 들어왔다. 올림픽 파크 맨 앞에 자리한 알리바바 올림픽 홍보관의 주황색 ‘Alibaba’로고에 ‘아리아리’가 오버랩된다.
알리바바는 평창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올림픽 공식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로 활동할 예정이다. 올해엔 강릉에 1000제곱미터 규모의 올림픽 홍보관을 마련해 안면인식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개관 하루 전날인 10일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방문해 ‘작은 것의 위대함(To the greatness of small)’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하기도 했다.
11일 개장한 알리바바 올림픽 홍보관 <사진=백진규 기자> |
◆ 1초만에 OK, 얼굴로 하는 알리바바 홍보관 체험
영하 15도 안팎의 추운 날씨에도 알리바바 홍보관은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잠시만요, 먼저 등록을 해야 홍보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파를 뚫고 얼른 입장하려는 기자를 알리바바 직원이 붙잡았다. 사진을 찍고 이름 국적 성별을 등록해야 본격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단다.
등록을 마치고 먼저 홍보관 가운데 설치된 스마트패스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앞에 서는 순간 자동으로 사람을 알아보고 취향에 맞는 여행 코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과연 그렇게 빨리 사람을 인식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제대로 앞에 서기도 전에 어느새 스마트패스 모니터에 기자의 사진과 이름이 나타났다. 스마트패스 로고 밑 빨간 불빛을 반짝이는 카메라가 순간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어머 신기해!” 옆 자리에서 스마트패스를 이용하던 한 시민이 감탄사를 냈다.
여행 계획 짜기를 선택하고 5일간의 비즈니스 여행을 고르니 일정에 맞는 베이징 추천 여행지가 등장했다. 마음에 드는 여행지로 일정을 채우면 출장 계획 완성. 평창 올림픽 버전은 아직 만들지 못했지만, 오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스마트패스 체험(좌)과 쇼핑 체험(우) <사진=백진규 기자> |
옆에선 쇼핑 체험이 한창이었다. 알리바바 티몰(TMall) 전용 피팅룸에 올라서자 기자의 얼굴을 합성하고 키 몸무게 등을 스캔해 만든 아바타가 등장한다. 모니터 한쪽에 전시된 맞춤형 의상을 선택하자 입고 있는 옷이 자동으로 바뀐다. 백화점에서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구입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기 있는 체험관은 ‘클라우드 미디어’였다. 아나운서로 변신해 평창 올림픽 중계를 촬영하고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역시 영상실에 들어가자 마자 안면인식 시스템이 기자를 알아보고 반긴다. 공중에 손을 흔들어 키워드를 선택하면 촬영 시작. 모니터에 나오는 스크립트대로 중계하면 된다.
처음 연습촬영 땐 중국이 한국을 이기는 내용이었는데, 실제 촬영에선 한국이 중국에 역전했다는 내용으로 촬영했다. 처음 등록한 기자의 국적을 인식해 실제 촬영 내용이 변경된 것이다. 촬영을 마치니 QR코드가 인쇄돼 나왔다.
“안녕하세요, 쇼트트랙 여자 3000미터 계주 결승이 치뤄졌습니다.” 영상실 밖에서 QR코드를 이용해 동영상 보기를 선택하자, 조금은 어색한 목소리의 스포츠 중계가 방송됐다. 이메일을 입력해 영상을 전송하고 나니 왠지 뿌듯하다.
홍보관 내 클라우드 미디어 체험. 영상을 촬영한 뒤 QR코드를 받아 확인하고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다 <사진=백진규 기자> |
◆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행사 도시계획 솔루션
홍보관 한쪽에선 알리클라우드의 ‘ET 브레인’ 문의가 한창이었다. ET브레인은 알리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시티 브레인 ▲스포츠 브레인 ▲산업 브레인 ▲항공 브레인 등이 있다.
스포츠 브레인은 올림픽 주최 도시를 위한 스마트 도시계획을 설립하고, 대회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며 올림픽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시킨다. 빅데이터 지형분석을 통해 최적의 경기장을 선정하고,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해 행사 입장을 통제하는 식이다.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시켜 개인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알리바바 올림픽 홍보관 내부 <사진=백진규 기자> |
조이 탄(Joey Tan) 글로벌전략 이니셔티브 총괄은 “ET 스포츠 브레인은 선수와 관중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늘리고 더욱 다양한 체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선수들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티 브레인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 지도와 CCTV등을 분석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다. 중국 항저우(杭州)에 도입해 이미 교통체증을 15% 줄였고, 앰뷸런스의 이동속도를 50%나 향상시켰다. 현재 항저우 쑤저우(蘇州) 등 5~6개 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마카오와 말레이시아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리오 리우(Leo Liu) 알리클라우드 한국·홍콩·마카오·타이완 지역본부 총경리는 시티 브레인을 이용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교통 관광 서비스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저우 기준 도시 1개에 6~7만개의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로 이를 실시간 분석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며 “광군제(光棍節, 11월 11일 쇼핑행사) 때는 최대 1초당 32만건의 주문을 처리했다”고 장담했다.
이어 그는 “시티 브레인을 상용화 하기 위해선 정부당국 기업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며, 빠르게 범위를 확대하기 보다는 기존 서비스 지역에서 충분히 기술력을 끌어올린 뒤 차근차근 범위를 확대시키겠다”고 밝혔다.
리오 리우(Leo Liu) 알리클라우드 한국 총경리(좌), 조이 탄(Joey Tan) 글로벌전략 이니셔티브 총괄 <사진=백진규 기자> |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