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회장 회동에 미디어·커머스 협력 기대감↑
알리바바형 융합 모델 관심, 중국 진출 가능성도
플랫닛·브로드밴드 사업 강화, 글로벌 행보 관심
[뉴스핌=정광연 기자] SK텔레콤(사장 박정호)과 알리바바그룹(회장 마윈)의 ‘동행’ 여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양사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사업 및 기술 협력을 적극 검토하기로 결정하면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미디어와 커머스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올해안에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선 8일 가진 박정호 사장과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미팅은 ICT사업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자리”라며 “후속 대표급 회의에서 구체적인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이며 우선 미디어와 커머스 부분에서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9일 밝혔다.
두 거물의 만남이 주목받는 건 탈(脫)통신 속도를 높이고 있는 SK텔레콤과 글로벌 기업으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알리바바그룹의 사업적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알리바바그룹의 지난해 12월 31일 마감한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56% 증가한 830억2800만 위안(14조3000억원)이다. 핵심인 상거래 매출이 732억4400만 위안으로 가장 많지만 디지털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매출 역시 33% 증가한 54억1300만 위안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사진=SK텔레콤> |
알리바바그룹의 미디어사업은 복합적이다. 2016년 10월 문화오락그룹으로 출범한 미디어·엔터사업은 플랫폼 융합과 투자를 통한 생태계 구축이란 두 가지 전략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디어 분야는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모바일 브라우저 UC와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동영상 플랫폼 유쿠투더우를 확보하는 등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집중 육성중이다.
특히 알리바바그룹은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커머스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 산하의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운영하는 타오바오즈보와 톈마오즈보, 100% 자회사 유쿠투더우의 생방송 플랫폼 라이펑이 대표적이다.
이는 미디어와 커머스 강화를 추진중인 SK텔레콤과 연결점이 많은 구조다.
국내 1위 전자상거래 서비스 11번가를 보유한 SK텔레콤은 모바일 플랫폼에 투자를 집중, 이른바 ‘쉬운쇼핑’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11번가의 모바일 거래액 비중은 62%에 달한다. 모바일과 온라인을 합한 월평균 방문자수는 1323만명으로 업계 1위다.
여기에 미디어사업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모바일TV인 ‘옥수수’가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해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한편, 자체 제작 콘텐츠 확대에 필요한 투자를 전년대비 3배 이상 늘리겠다고 공언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물론 SK텔레콤의 핵심은 여전히 이동통신사업이다. 2017년 기준, 전체 매출 17조5500억원 중 62%에 해당하는 10조8650억원을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률은 1%로 전체 성장률 2.5%에 크게 못미친다. 이동통신의 부진을 대신한 신사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디어와 커머스는 SK텔레콤의 핵심 차세대 먹거리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각각 1조210억원과 9916억원으로 지속 성장중이다. 내수 확대와 함께 알리바바그룹 협력을 통한 글로벌 진출까지 더해진다면 이동통신 못지않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세한 청사진이 나오지 않아 예측이 어렵지만 중국과 한국의 미디어 및 커머스 시장을 노리는 협력 사업 모델이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SK텔레콤이 알리바바그룹을 통해 8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