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금융청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방은행 통합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청은 지방은행 통합을 통해 인구감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는 과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지방은행 통합 두고 금융청 VS 공정위
<사진=블룸버그통신> |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조만간 지방은행의 통합에 관한 의견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청은 지방은행에 대한 독자적인 조사도 실시했다.
금융청이 발표에 나서는 배경에는 공정위가 있다. 공정위가 일부 지방은행의 통합에 우려를 표하면서 통합이 무기한 연장되는 사례도 나왔다. 공정위는 지방은행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규슈(九州)의 지방은행 후쿠오카 FG(파이낸셜 그룹)과 주하치은행(十八銀行)은 그동안 추진하던 통합을 무기한 연기했다. 공정위가 두 은행이 통합할 경우 나가사키(長崎)현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통합 승인을 내렸던 다이시은행(第四銀行)과 후쿠에츠은행(北越銀行)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처음에는 같은 지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이제까지 공정위의 심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드러낸 적은 없다. 하지만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효한 선택지라고 보는 만큼 관련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런 전제하에 금융청은 후쿠오카 FG와 주하치은행의 거래처에 대해 청취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통합으로 인해 우려하는 부장용에 대해 거래처의 실제 의견을 듣기 위함이다. 공정위는 통합으로 과점이 발생할 경우 대출금리가 오르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금융청은 공정위의 주장에 반론하기 위해 내부 논의도 시작했다. 이미 재편으로 통합은행이 탄생해 시장점유율이 올라간다고 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모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설상으로도 융자 점유율이 높다고 반드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도 전개한다.
금융청의 검토 회의에 참가한 도야마 가즈히코(冨山和彦) 경영공창기반대표는 "금융과 IT를 융합한 핀테크 등 인터넷 금융의 대두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공정위는 자신들의 주장에 전제조건이 되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위도 3월에 규슈 지역의 은행 통합에 대해 거래처에 설문조사를 한다. 신문은 "금융청과 공정위의 조사결과 내용이 다음에도 주목을 모은다"고 전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