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2000억원 규모...스위스, 6대 기축통화국
한국의 외환 방어벽 높아져...20일 스위스에서 체결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한국이 기축통화국인 스위스와 106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기로 했다. 외환위기 등이 엄습할 경우 한국이 사용할 수 있는 외환 방어막이 현재보다 높아졌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스위스 중앙은행과 106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기로 했다.
계약 금액을 한화로 환산하면 11조2000억원(100억 스위스프랑) 규모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만기 도래시 두 중앙은행이 협의해 연장할 수 있다. 두 나라 중앙은행은 2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통화스와프 체결 서명식을 열 예정이다.
통화스와프는 비상 시 한국 돈을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려오는 제도다. 통화스와프 체결이 외환위기 시 안전판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 스위스와의 협정은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 왼쪽)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오른쪽) / <사진=기획재정부>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위스는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받은 선진국으로 6대 기축통화국 중 하나"라며 "통화스와프를 통해서 안정도와 대외 신인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연 부총리는 "스위스가 한국과의 국제금융 협력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또한 "이번 스와프는 두 나라가 긴밀한 유대관계를 쌓아온 바탕위에서 금융협력을 한 차원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발표하기에 앞서 김동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티타임을 갖고 최근 경제상황을 논의했다. 특히 미국 증시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여러가지 증시나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이주열) 총재님과 의견을 나눴지만 저희는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국가가 금리 인상을 앞당기거나 긴축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한국은행 긴축 속도도 빨라질 수 있냐는 질문에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은 모든 것을 다 보고 금리정책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이 금리를 빨리올린다고해서 한국도 그 속도에 맞출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