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저하, 적자 장기화에 퇴출…부평과 창원으로 분산
타사업장 이동 미신청자에 ‘명예퇴직’ 권고 가능성
[뉴스핌 = 전민준 기자] 한국지엠(GM)이 ‘고비용 저효율 사업장’으로 꼽는 군산공장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몇년간 지속되는 영업손실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경영진은 군산공장 인력을 창원·부평 공장 등으로 재배치하는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오는 13일 군산공장에 전달할 예정이다. 자구안에는 3월말까지 창원공장이나 부평공장으로 이동자를 접수받고, 남은 인원은 명예퇴직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GM 군산공장 직원은 1700여명, 연간 생산규모는 27만대다.
주력 차종인 준중형 세단 '크루즈', '올란도'를 생산하던 이 공장엔 지난 2013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쳐 1만여 명이 근무했다. 이후 판매 부진에 따른 명예 퇴직 등으로 지금은 17% 수준으로 줄었다.
군산공장의 가동률은 지난 2016년부터 크루즈의 내수‧수출 물량이 크게 줄고 올란도 마저 단종하면서 20% 이하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간 8시간 근무제도를 적용 중인데 한국GM 측은 적정근무 인원을 800명으로 판단, 나머지 900명은 다른 사업장으로 재배치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군산공장의 올해 총 생산계획은 6300대로, 생산 규모 대비 2.3% 수준에 불과하다. 군산공장은 지난해부터 한 달에 5일만 가동하고 나머지 기간은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사진=한국GM> |
한국GM 군산공장 생산부문 관계자는 “최근 본사에서 중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군산공장 측에 전달했고, 이를 당초 지난 2일 공개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GM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관련된 온갖 소문들이 군산공장에 흘러다니고 있지만 명확한 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한국본사와 미국본사도 군산공장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대비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GM 사측은 지난 1월초 ‘2017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 미래발전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자동차업계에서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해외 전략 차종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를 미국 등에서 들여와 판매해도 군산공장 설비 매각과 인원 재배치 등 구조조정은 불가피 할 것”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GM의 지난 4년간 누적적자는 4조여원에 달한다. 적자에도 한국GM의 1인당 평균 임금은 2013년 7300만원에서 2016년 8700만원으로 20% 상승했다. 2017년 1인당 평균 임금은 9000만원에 이른다. 미국GM 본사가 한국GM에 대한 구조조정을 계속 언급하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