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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차이나] 중국 설 우리와 뭐가 다르지? 중화민족 최대 명절 그들만의 특별한 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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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신 제사 대문마다 춘롄 부착
세배 용춤 사자춤 춘완 폭죽놀이
웨이신 훙바오 SNS 새해인사 유행

[뉴스핌=홍성현 기자] 춘제(春節 춘절, 음력 설)는 중국 최대 전통명절로서 과거 농사 주기를 기반으로 날짜를 따졌던 농경사회 풍습에서 기원했다. 예부터 중국인들은 음력 1월1일 새해 첫날, 한 해의 풍년과 무탈함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축제를 열어왔다.

전통적으로 춘제 축제는 샤오녠(小年 음력 12월 23일 혹은 24일)을 시작으로 위안샤오제(元宵節 음력 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중 섣달 그믐날인 추시(除夕)와 정월 초하루(음력 1월1일)에 명절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다.

춘제 때는 보통 7일간의 연휴가 주어지며, 중국인들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낸다. 최근에는 국내처럼 연휴를 활용해 해외여행을 가거나 메시지로 새해 인사를 대체하고 세뱃돈을 모바일로 전송하는 등 시대에 따라 춘제 문화도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2018년 무술년 (戊戌年) 설을 맞아 중국의 춘제 전통 풍습과 그 변화상을 짚어본다.

<사진=바이두>

◆ 조왕신께 지내는 제사 ‘지짜오(祭竈)’

부뚜막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지짜오(祭竈)’는 중국 민간신앙의 영향을 받은 전통 풍습이다. 예부터 옥황상제가 조왕신(竈王神 부뚜막 신)에게 집안의 불씨를 관장토록 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왔고, 사람들은 조왕신을 집안의 수호신으로 모셨다.

중국에서는 지역별로 음력 12월 23일(북방지역) 혹은 24일(남방지역)을 샤오녠(小年 작은설)이라 하며, 이 때를 시작으로 다녠(大年)인 춘제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이날 중국인들은 부엌(주방)의 북쪽 혹은 동쪽에 조왕신 신상을 모시거나 그림을 벽에 붙이고 제사를 지낸다. 조왕신을 숭배는 중국에서 가장 널리 유행하는 대표적인 민간 신앙이다. 중국인들은 지짜오를 통해 부뚜막 신이 재해는 막아주고 상서로운 기운을 가져다 주길 기원한다.

같은 시기 이뤄지는 풍습으로는 △춘롄(春聯) 부착 △설맞이용품(年貨) 준비 △싸오천(掃塵 소진) 등이 있다. 싸오천은 글자 그대로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을 말한다.

진(秦)나라 정치가 여불위(呂不韋)가 편찬한 ‘여씨춘추(呂氏春秋)’의 기록을 보면, 중국 요순시대(堯舜時代 요임금 순임금이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던 태평성세)부터 춘제 전 집안을 쓸고 닦는 풍습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민간에 전해지는 설에 따르면 먼지를 뜻하는 ‘천(塵)’과 낡음을 의미하는 ‘천(陳) 자’의 중국어 발음이 같다. 먼지를 제거하는 행위를 통해 ‘추천부신(除陳布新)’, 즉 ‘해묵은 과거를 집밖으로 몰아내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조왕신 제사 <사진=바이두>‘

◆ 새해 복 기원 ‘춘롄 붙이기 (貼春聯)’

중국에서는 춘제를 앞두고 대문(현관문) 앞에 춘롄(春聯)을 붙인다. 춘롄은 새해 복을 기원하는 글귀를 적어 문이나 기둥 등에 붙이는 종이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흰색 종이에 쓰인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귀가 익숙하지만, 빨간색을 선호하는 중국에서는 붉은 종이를 사용한다.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춘롄을 붙이는 것은 중국 특유의 전통문화로, 액운을 막고 새해 복을 기원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매년 춘제가 돌아오면 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집집마다 춘롄을 붙여 명절 분위기를 낸다.

춘롄에 쓰는 글귀로는 '복(福)' 자가 대표적이며, ’해마다 바라는 대로 운수대통하고, 하는 일마다 뜻대로 순조롭게 되어라(年年順心走鴻運, 事事如意迎吉祥)’처럼 대구를 이루는 문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복' 자를 거꾸로 붙이는 것은 중국어에서 '거꾸로(倒)'라는 뜻의 단어가 '오다(到)'라는 단어와 발음이 ‘다오’로 같은 데서 유래한 풍습이다.

현대에 와서도 춘롄 붙이기 풍습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닭의 해였던 2017년에는 닭 문양이 들어간 춘롄이 불티나게 팔렸고, 춘롄을 작성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화제가 되는 등 시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전통문화를 발전시키며 지켜가고 있다.

춘롄 붙이기 <사진=바이두>

◆ 송구영신 ‘서우쑤이 (守歲 수세)’

중국에서는 추시(除夕 섣달 그믐날, 춘제 전일)날 밤 잠들지 않고 밤을 새우는 전통이 있는데, 이를 가리켜 ‘서우쑤이(守歲)’라고 부른다.

서우쑤이 풍습의 기원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 ‘녠(年 년)’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해마다 마지막 날 해 뜨기 전 사람을 잡아먹어 공포심을 유발했다. 이에 사람들은 매해 마지막 날 가족이 함께 모여 불을 환히 밝히고 풍성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밤을 새웠다는 것.

고대 중국에서 서우쑤이는 두 가지 함축적인 의미를 지녔다. 손윗사람은 묵은해를 보내고 세월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며 젊은이들은 부모의 수명을 연장, 즉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성이 있다.

현대에 와서는 가족이 모여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적 의미가 크다. 이날 중국인들은 마장(麻將 마작) 같은 게임을 하거나 춘완(春晚 CCTV방영 설 특집 방송)을 보면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춘완은 중국중앙방송국(CCTV)이 1983년부터 매년 춘제 전날 방영하는 설 특집 프로그램이다. 해마다 중국 대표 톱스타들이 총출동하며 노래와 춤, 샤오핀(小品 상황극), 샹성(相聲 만담) 등 다양한 쇼가 펼쳐진다.   

서우쑤이 (守歲 수세) <사진=바이두>

◆ 전통과 안전, 뭣이 중헌디? ‘폭죽 놀이(放鞭炮 팡볜파오)’

춘제 전날 밤 중국에서는 폭죽 소리가 공중을 가득 채운다. 섣달 그믐날 밤 12시 이후 폭죽이 허공을 가르며 터지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수놓는다. 원래부터 밤을 새운다지만 자려고 해도 잠을 자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

현대에 와서는 폭죽 놀이가 유발하는 사건사고로 인해 이를 금지하는 지역도 생겨났다. 제일 처음 폭죽 터뜨리기를 금지한 곳은 톈진(天津 천진)이다. 지난 1907년 “건조한 날씨에 폭죽을 터뜨리면 불꽃이 떨어져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폭죽 판매와 놀이를 모두 금지했다. 1993년에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에서 폭죽 놀이 금지령이 내렸고 전국 주요 도시로 범위가 확대됐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이후 금지령이 해제되기도 했으며, 아직까지 폭죽 놀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환경오염과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중단해야 한다는 반대입장이 있는 반면, 가끔 발생하는 사고가 두려워 고유의 풍습을 포기해야 하느냐는 찬성의견도 나온다.

폭죽 놀이(放鞭炮 팡볜파오) <사진=바이두>

◆ 새해 인사(拜年)와 세뱃돈(壓歲錢)

바이녠(拜年 새해 인사, 세배)은 음력 설에 지인과 친지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방식 중 하나다. 옛날에는 손윗사람에게 머리를 숙어 절을 하며 복을 기원하는 말을 하고, 동년배에게는 새해 덕담을 전하는 것을 가리켜 ‘바이녠’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세배 문화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새해 인사를 받은 손윗사람은 미리 준비해 둔 세뱃돈을 준다. 중국에서는 세뱃돈을 ‘야쑤이첸(壓歲錢)’이라 하는데, 이는 민간 전설과 관련이 있다.

매년 섣달 그믐날, 쑤이(祟)라는 요괴의 손에 머리가 닿은 아이는 열이 나고 병에 시달렸다. 사람들은 우연히 이 요괴가 돈(엽전)을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붉은 봉투에 돈을 담아 아이의 베개 머리맡에 두었다.

처음에는 ‘쑤이(祟)를 막는(壓) 돈(錢)’이라는 뜻에서 야쑤이첸(壓歲錢)이라 불렀으나, 이후에 같은 발음인 쑤이(歲)로 변화해 지금의 야쑤이첸(壓歲錢)이 됐다고 전해진다.

한편 이 때 세뱃돈을 붉은 봉투에 담아 준다고 해서 ‘훙바오(紅包)’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중국 새해 인사 풍습도 내용과 형식을 달리 하고 있다. 이메일, 문자메시지, SNS등을 활용한 디지털 새해 인사법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특히 위챗(웨이신), QQ 등 SNS와 모바일 결제가 보급된 후에는 모바일로 세뱃돈을 주고 받는 ‘모바일 훙바오(紅包)’가 등장했다. 특히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같은 중국 모바일결제업체들이 매년 설 대대적으로 펼치는 훙바오 이벤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훙바오(紅包)를 열어보는 아이 <사진=바이두>

◆ 명절 대표 공연 ‘용춤∙사자춤(舞龍舞獅)’

중국 영화 황비홍 속 화려한 사자춤은 관객의 뇌리에 박힐 만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용춤∙사자춤(舞龍舞獅)은 중국 전통명절의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표적인 공연 문화다.

예부터 중국은 용을 상서로운 대상이자 신적 존재로 숭배했고, 기우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용춤을 췄다. 사자춤 역시 명절이나 경축행사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 프로그램으로, 민간신앙에서 유래했다.

명나라 시기, 매년 새해 전후로 괴수가 나타나 농작물 작황을 망치고 가축과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때 사자춤을 통해 괴수를 내쫓는 데 성공했고, 이후 사자에게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는 힘이 있다고 여겨 명절마다 사자춤을 추게 됐다는 설이다.

해마다 춘제가 되면 중국 본토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차이나타운에서 용춤 사자춤 공연이 펼쳐진다. 화려한 폭죽이 하늘을 수놓고, 각종 전통 악기 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용춤과 사자춤은 명절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용춤 사자춤 <사진=바이두>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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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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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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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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