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블록체인으로 저작권 지킨다
블록체인으로 '가짜' 가려내…게임도 출시
[뉴스핌=김성수 기자] 블록체인 기술로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형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음악 등 컨텐츠 산업과 예술 작품, 디지털 저작권, 상품, 게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벤처펀드인 시그니아 벤처파트너스의 서니 딜론 파트너는 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블록체인이 아직 거래 방식의 주류로 자리잡지는 않았지만 광범위한 분야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 아티스트, 블록체인으로 저작권 지킨다
현재 인터넷 사용자들은 음악과 영상물을 소비하기 위해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등의 플랫폼을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예술 작품을 만든 아티스트와 플랫폼 사이에 로열티(저작권 사용료)를 놓고 분쟁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작곡가가 히트곡을 써서 곡이 100만개 팔리고 저작권료가 4만5000달러에 이르렀다면, 이제는 작곡가가 히트곡을 써서 스트리밍이 100만번 돼도 수익이 36달러에 그치기 때문이다. 지적 재산권 체계가 무너지면서 아티스트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앞서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의 무료 체험 기간 동안에는 아티스트들에게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었다. 이에 미국의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애플의 로열티 미지급 정책이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었다.
반면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막을 수 있다. 블록체인에서는 시스템을 통제하는 '중앙기관'이나 거래를 보증하는 제3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플랫폼이 과도한 이익을 챙기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모젠 히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블록체인은 디지털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현재 진행 중인 거래 기록을 저장한다. 아티스트들은 작품 저작권의 암호화된 기록을 전적으로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그래미 상을 받은 가수 겸 작곡가 이모젠 히프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음악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음악에 대한 스마트 계약으로 자신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받는다.
또한 은행 계좌와 비슷한 결제 체계가 있어서 모든 수익이 아티스트에게 돌아간다.
◆ 블록체인으로 '가짜' 가려내…게임도 출시
블록체인은 예술 작품의 진품 여부를 가려내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회화 작품 '살바토르 문디'는 작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4억5030만달러(약 4865억원)에 낙찰되면서 미술품 경매 사상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 티켓은 평균 5000달러에 팔린다. 그런데 만약 '살바토르 문디'나 슈퍼볼 티켓에 가짜가 섞여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스타트업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영국 비트티켓은 공공 이벤트 티켓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암표 판매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벤투스와 티켓체인이 경쟁업체다. 에버렛저는 원래 다이아몬드의 진품 여부를 가려내는 서비스로 유명해졌으나 최근에는 순수예술 분야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사진=크립토키티 홈페이지> |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만들어진 고양이 게임이다.
포켓몬 고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가상 고양이를 수집하고 내가 수집한 고양이를 다른 고양이와 교배해 새로운 고양이를 번식시키는 식이다. 차이점은 고양이를 사고 팔 때 거래 수단이 이더리움이라는 것이다.
서니 딜론 파트너는 "크립토키티의 성공을 계기로 블록체인으로 개발한 게임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카드 게임 등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게임이 블록체인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