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인도의 아이폰 팬들이 앞으로 상당폭의 가격 인상을 감내해야 할 전망이다.
인도 정부가 애플 아이폰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 지난해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이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가운데 자국 업체들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사진=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애플 아이폰에 대해 15~20%의 관세 인상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폭 인상된 관세는 4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인도 정부는 이와 함께 휴대폰과 TV의 일부 부품과 액세서리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을 단행하기로 했다.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2018년 예산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관세 인상을 통해 국내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국 제조업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에 근간을 둔 경제를 세우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 애플이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의 경쟁에 밀리면서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움직이는 상황을 감안할 때 20%에 이르는 관세 인상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전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이다. 애플은 급성장하는 인도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적극적인 로비와 투자를 전개했다.
지난해에는 저가 아이폰 모델을 인도 방갈로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애플은 인도 현지 영업점을 개설하지 못하고 있다. 세제와 부품 현지 조달 등 규정이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흡사하다는 평가다. 미국은 태양열 제품과 세탁기 관세를 대폭 인상해 무역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부추겼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인해 그 밖에 주요국들 역시 같은 행보를 취할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한 셈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휴대폰 중 75%는 현지에서 조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관세 인상에 따른 파장이 나머지 25%의 제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CNN은 애플뿐 아니라 픽셀로 인도 시장을 공략 중인 구글 역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