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부영그룹 지분율 93.79% 보유..중견건설사로 키운 오너
부영그룹, 임대사업으로 현금장사..알짜 부동산 매입
[뉴스핌=김신정 기자·나은경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1983년 주택 임대사업으로 시작한 주택건설전문업체 부영그룹을 재계 16위 기업군으로 끌어올린 오너 경영인이다.
이처럼 재계 자수성가의 본보기로 꼽히는 이중근 부영그룹 총수가 회사 창립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부터 줄잇고 있는 임대주택 관련 민원과 국세청의 조세포탈 의혹 제기 때문이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이중근 회장은 부인 명의 유령회사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에 따라 검찰에 출두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할 입장에 놓였다.
애초 검찰은 이날 이 회장에게 출두를 요구했으나 이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연기를 요청했다. 이 회장은 오는 30일 검찰로부터 재출석을 통보받은 상황이다.
부영은 대형 건설사들이 눈 여겨 보지 않던 주택 임대사업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외관을 키웠다.
이 회장은 임대 주택 건설사업 외 교육 문화 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동남아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학교를 무료로 지어줬다. 국내에서도 학교 교실과 기숙사, 복지회관을 지어 기증해 여러차례 훈장과 표창을 다수 수상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사회기업가로도 유명세를 탔다.
이런 이 회장이 재계의 관심을 또다시 받게 된 때는 지난 2016년. 이 회장은 인천 송도 옛 대우자판 부지를 비롯해 태백 오투리조트, 서울 세종대로의 삼성생명 본관을 포함해 모두 1조 원 어치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또 한번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기업과 금융권에서 매물을 내놓는 알짜 땅을 매입하는 식이다. 특히 세종대로 삼성생명 본관을 매입하면서 이같은 이 회장의 부동산 매입 사례는 더 크게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부영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차례 논란도 일으켰다. 우선 부영은 총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영은 경영진을 수시로 교체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부영그룹은 34개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가 하나도 없다. 그렇다 보니 오너의 지배구조 지분율이 높다. 이 회장은 부영 지분 가운데 93.79%를 보유하고 있다. 부영은 사실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이 회장은 비자금 조성 및 조세포탈 혐의로 잇따라 고발당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대검 중수부로부터 270억원대 비자금 조성으로 구속기소 됐다. 2013년 국세청으로부터 부영 일가를 상대로 증여세 260억원을 납부 통보를 받았다.
2015년에는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았으며 이듬해 4월에는 수십억원대 법인세 탈세 혐의를 받았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 부영 임원이 소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친족회사 7곳을 계열사 명단에서 누락해 신고한 혐의로 고발됐다. 이런 혐의들로 이달 초 검찰은 이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분양 전환가에 관련한 검찰 수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부영이 실제 사용된 건축비가 아닌 현행법상 최대치의 건축비를 받을 수 있는 표준건축비를 적용해 분양가를 책정하는 편법을 동원했다는 정황을 잡고 있다.
게다가 부영이 임대주택 건설을 명분으로 토지를 싼값에 구입하고 아파트 건설자금을 저금리로 대출받은 부분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올해 77세로 3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인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의 지분율 1.64%(22만9777주)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자녀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율은 아직 미미하다. 취약한 지배구조를 띠고 있는 부영그룹은 이 회장이 사법 처리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룹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