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추가고용지원제 실적, 올해 하루 2건꼴
공모에서 상시 접수로 바꾸고 지원 한도 늘려
정부 정책 흔들리니 중소기업도 갈팡질팡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청년고용정책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야심차게 도입한 '추가고용지원제'가 반년도 안된 시점에서 신청 방식이 전면 수정되는 등 청년고용정책이 갈피를 못 잡는다는 지적이다.
26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면 1명분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추가고용지원제' 실적이 저조하자 신청방식을 바꾸고 지원 한도와 요건을 확대했다. 처음에는 청년일자리 확대를 겨냥해 득의양양하게 내놓은 정책이 도입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손바닥 뒤집듯 수정되면서 졸속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추가고용지원제는 문재인 대통령 일자리 창출·중소기업 지원 공약 사업이다. 기재부와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추가고용지원금 신청 건수는 지난 25일 현재 기준 50건에 그친다. 지난해엔 3438개 기업이 신청해 2360곳이 선정됐다. 하지만 선정 기업 중 고용을 실제로 늘린 기업은 1100여곳에 그쳤다.
정부에서 청년고용을 '믿고 선정'했지만, 실제 정부 희망대로 고용을 늘린 기업은 절반도 안 된다(47%)는 것이다.
중소벤처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다급해진 정부는 최근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먼저 신청 방법을 바꿨다. 기존 방식은 공모제다. 지난해에는 정규직 청년 3명을 뽑겠다는 중소기업을 공개 모집한 후 일정 심사를 거쳐 지원금을 줬다. 지원금을 받으려면 정부가 공고를 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실제 정부 희망대로 고용을 늘린 기업이 저조하자 정부는 선발 방식을 전면 수정했다. 우선 공모제를 상시 접수로 변경했다. 중소기업이 청년 정규직 직원을 먼저 채용하고 나중에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지원금을 준다.
지원 방식도 손봤다. 기존 방식은 3명 단위로 하는 '2+1' 지원이다. 3명을 채용하면 1명분 임금을 주고 6명을 뽑으면 2명분 임금을 지원했다. 이렇게 하면 4명 또는 5명을 채용한 기업은 1명분 임금만 지원받는 경우가 생긴다.
정부는 이에 4인 초과분부터 인원에 비례하는 식으로 개편했다. 예컨대 4명을 신규 채용하면 1.33명분 임금을 주고 5명 뽑으면 1.66명분 임금을 지원한다.
이외 정부는 중소기업당 임금 지원 한도를 최대 3명에서 30명으로 늘렸다. 지원 대상도 기존 성장유망업종 233개에서 499개로 확대했다.
제도 개편으로 더 많은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는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중소기업 분위기 정부 기대치와 사뭇 다르다. 정부가 정한 기준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르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수시로 바뀌는 제도로 오히려 불확실성만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에서 반도체 관련 장비를 만드는 중소기업 관계자는 "지원 기준 변경으로 불이익이 없는지 알아야 하는데 (추가고용지원제 개편 관련해) 안내받은 내용이 없다"며 "제도가 계속 바뀌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만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래서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